뉴올리언스의 저명한 음악 패밀리 출신의 만능 엔터테이너 존 바티스트(Jon Batiste)가 올해 그래미 시상식에서 얼마나 많은 상을 차지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바티스트의 여덟 번째 앨범 <We Are>(2021)가 올해의 레코드상, 올해의 앨범상, 최우수 알앤비 앨범상, 최우수 뮤직비디오상 포함하여 8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고, 그가 재즈 부문 작곡을 맡은 디즈니 장편 애니메이션 <소울>의 영화음악이 최우수 즉흥 재즈 연주상, 최우수 재즈 연주 앨범을 포함 3개 부문에 이름을 올려, 이번 그래미 시상식에서 11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4월 4일에 열리는 그래미 시상식에서 얼마나 자주 수상 무대에 오르게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앨범 <We Are>에 수록된 ‘I Need You’ 뮤직비디오. 그래미 R&B 연주 부문 후보에 올랐다.

존 바티스트는 뉴올리언스의 대표적 음악 패밀리 일원으로, 17세였던 고등학생 시절에 <Times in New Orleans>를 냈을 정도로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냈다. 음악 명문 줄리어드의 학사와 석사 과정에서 공부했는데, 학교를 다니던 중에도 남아프리카나 유럽 40여 개국을 돌아다니며 순회 공연을 했다. 줄리어드에 같이 다니던 친구들과 함께 ‘스테이 휴먼’(Stay Human)이란 재즈 밴드를 결성하여 뉴욕에서 정기적으로 재즈 공연을 하다가, CBS의 TV 프로그램 <The Late Show with Stephen Colbert>의 하우스 밴드로 출연하면서 명성을 쌓았다. 이들은 대중과의 소통이 중요하다며 지하철 역에서 녹음한 앨범 <My N.Y.>을 내는 이색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앨범 <We Are>에 수록된 ‘Freedom’ 뮤직비디오

존 바티스트가 재즈 레이블 버브(Verve)와 계약하여 실질적인 솔로 활동에 나섰다. 그는 장 미셸 바스키아의 손 그림 행적을 따라 할리우드 시각으로 바라보는 흑인 뮤지션을 투영한 앨범 <Hollywood Africans>(2018)을 내면서 주목을 받았다. 2020년에는 밴드 나인 인치 네일스(Nine Inch Nails)의 트렌트 레즈너(Trent Reznor), 음악 감독 애티커스 로스(Atticus Ross)와 함께 디즈니의 음악 애니메이션 <소울>의 영화음악을 맡아 아카데미상과 골든글러브상을 받는 영광을 안았다. 이듬 해에는 자신의 모든 것을 집약한 솔로 앨범 <We Are>(2021)을 내며 그래미상 8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이로써 올해 그래미 시상식에 모두 11개 부문 후보에 오르는 순간을 맞았다.

그래미 즉흥재즈 연주상 후보에 오른 영화 <Soul> 주제곡 ‘Bigger Than Us’

그의 음악은 정통적인 재즈 기반 위에 가스펠, 소울, 힙합 등 흑인 음악의 모든 장르를 모두 담고 있다. 이번 그래미상 후보에 오른 11개 부문도 알앤비, 재즈 그리고 미국 뿌리음악(American Roots Music)까지 3개 장르에 걸쳐서 넓게 자리를 잡고 있다. 또한 음악의 사회 참여 또한 그가 중요시하는 요소다. 그는 종종 밴드 멤버들과 함께 거리로 나가 사람들과 함께 즉석 공연을 벌이기도 하는데, 이런 음악을 ‘Social Music’, 이런 행위 양식을 ‘Love Riot’이라 부른다. 그는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촉발된 ‘BLM’(Black Lives Matter) 운동에도 적극 참여하는 행동가다. 올해 그래미 시상식에서 그가 얼마나 많은 상을 받을지, 무대 위에서 어떤 메시지를 전할 지 언론이 주목하고 있다.

뉴욕 브루클린에서 ‘Love Riot’ 행진을 벌이는 존 바티스트와 밴드 멤버들(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