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SNS을 통해 전세계로 빠르게 퍼져 나가는 토속 춤이 있다. 기묘하고 다양한 모양의 가면과 화려한 색깔의 깃털 장식을 차려 입은 댄서들이 빠른 템포의 북소리에 맞춰 믿기 어려울 정도의 빠른 발 동작을 보여주는 ‘자울리’(Zaouli) 댄스다. 환상적인 테크노 음악과 합성한 자울리 댄스 동영상은 틱톡과 유튜브에서 수천만 조회 수를 올릴 정도로 인기다. 유럽의 댄스 스튜디오에는 독특한 자울리 댄스를 배우려는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으며, ‘자울리’ 댄서들은 해외로 초대되어 공연을 하고 있다. 유네스코는 2017년에 자울리 댄스와 음악, 그리고 마스크의 세공 기술 등을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하였다.

테크노 뮤지션 자울리 댄스와 테크노 음악을 합성한 인기 동영상

자울리 댄스는 아프리카 서안에 접한 코트디부아르(Cote d’lvoire)에서 유래했다. 이 나라는 과거 상아 무역의 중심지로, ‘상아 해안’이라는 의미의 불어 국가 이름을 영어로 바꿔 ‘아이보리 코스트’(Ivory Coast)라 부르기도 한다. 코트디부아르의 중앙 지역에 사는 구로(Guro 또는 Gouro) 부족의 토속 춤이 바로 자울리(Zaouli) 댄스다. 이 부족은 농경지에서 하루 일과를 끝낸 후 삼삼오오 모여 풍요로움을 기원하며 자울리 댄스와 음악을 즐겼다. 마을을 대표하는 자울리 댄서는 공경의 대상으로 마을의 축제나 장례식에 초대되어 춤을 추었고, 다른 마을의 댄서와 댄스 실력을 겨루기도 한다.

구로의 공동체 마을 Manfla의 자울리 댄서(Zaouli de Manfla)

‘자울리’라는 용어는 1950년대 ‘젤라의 딸 자울리’(Djela Lou Zaouli)라는 아름다운 소녀에게서 유래되었는데, 그 내용은 여성의 미에 대한 숭배라 알려졌다. 일곱 가지 종류의 자울리 가면은 모두 여성이며, 화려한 의상 역시 여성의 아름다움을 상징한다. 하지만 상체 움직임 없이 다리의 빠른 움직이기 위해서는 높은 수준의 체력을 요하여, 자울리 댄서는 대부분 남자다. 맨 먼저 피리와 드럼으로 구성된 음악으로 자울리 댄서를 불러내며, 자울리 댄서가 등장하여 마스크를 가린 휘장을 벗고 춤사위를 시작한다. 때로는 댄서의 빠른 몸놀림을 유도하기 위해 마스크를 쓰지 않은 또 다른 댄서가 함께 춤을 추기도 한다.

영상 <Mask Collective+Festima>(2014)

1996년부터 서부 아프리카에서 시작한 가면극 축제 FESTIMA(Festival International des Masques et des Arts)를 통해 외부 세계로 알려지기 시작했고, 스리랑카와 영국에서 활동 중인 래퍼 M.I.A.나 테크노 뮤지션 Captain Hook & Astrix가 뮤직 비디오에 삽입하면서 자울리 댄스 영상이 온라인을 통해 전세계에 퍼져 나갔다. 이제는 코트디부아르에 도착한 관광객은 아프리카에서 가장 유명세를 타고 있는 자울리 댄스와 마스크 제작 과정을 보기 위해 공연장이나 민속촌을 찾는다.

자울리 댄서가 되기 위한 오디션 영상(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