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하츠(Dead Hearts)>

2015ㅣ감독 Stephen W. Martinㅣ16분ㅣ출연 Don Mccorkindale, Don McCorkindale, Valin Shinyei

집안 대대로 장의사인 가정에서 태어난 밀턴에게는 죽음만이 유일한 친구이자, 가장 친숙한 벗이다. 어느 날 밀턴은 쿵푸와 박제동물을 사랑하는 시각장애인 소녀 롤라와 사랑에 빠지고 함께 시체를 만지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인해 두 아이는 갑작스러운 이별을 맞이하고, 상처받은 밀턴은 어두침침한 영안실에 자신을 가둬버리는데.

단편영화 <Dead Hearts>

<데드하츠>는 총 155개 영화제에서 상영되었으며, 제13회 뉴욕호러필름페스티벌 단편영화상, 제16회 뉴포트비치영화제 우수 단편영화상을 포함한 45개의 상을 받은 작품이다. 영화에는 시퍼런 시체, 피가 뚝뚝 흐르는 심장, 어두컴컴한 공동묘지 같은 호러적 요소들이 잔뜩 등장한다. 그럼에도 영화의 장르를 호러라고 단정 지을 수 없는 이유는 순수한 사랑이 가지는 따뜻함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제 곰을 아이들에게 소개하며 환하게 웃는 롤라를 보고 한눈에 반했던 어린 시절의 밀턴은 호호백발 할아버지가 되어서도 마음속에 유일한 사랑을 품고 산다. 이러한 다소 비현실적이고 과장된 설정이 오히려 영화를 더욱 사랑스럽고 귀엽게 보이도록 만든다. ‘롤라 VS 작살난 양들’이라 쓰인 스티커를 붙인 카세트테이프를 배경음악 삼아 롤라가 해럴드 일당을 쿵푸로 멋지게 때려눕히는 장면 연출이 특히나 귀엽다.

밀턴과 롤라라는 귀여운 아이들을 영화의 주인공으로 내세운 건 우연한 설정이 아니다. 사실 이 영화의 감독인 스티븐 마틴(Stephen W. Martin)은 어린이 그림책 작가이기도 하다. 일찍이 캐나다 유명 만화가인 카밀라 디에리코(Camilla D' Errico)와 협업해 만든 컬러링 북 <Pop Manga>(2013)를 출간하기도 했다. 머지않아 소녀와 돌멩이의 이야기를 다룬 그림책 <Charlotte and the Rock>을 출간할 예정이다.

<Charlotte and the Rock> 트레일러 [바로가기

 

스티븐 감독의 인상 깊은 데뷔작 <데드 프렌즈(Dead Friends)>(2011)도 보자. 친구라곤 낡고 해진 인형밖에 없는 외로운 여자아이와 좀비 소년의 이야기를 담은 잔혹 동화 같은 영화다. 보고 나면 스티븐 감독의 사랑스런 호러 세계에 홀딱 반하게 될지도.

단편영화 <Dead Frien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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