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의 SOHO 지구에 위치한 재즈 클럽 로니 스콧츠(Ronnie Scott’s)가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문을 닫았다가 137일 만에 다시 영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 동안 내부 공사를 통해 객석을 절반으로 대폭 줄였다. 1940년대 후반 퀸 메리 호를 타고 뉴욕을 방문했던 재즈 색소포니스트 로니 스콧(Ronnie Scott)이 밴드 동료 피트 킹(Pete King)과 함께 1959년에 개장하여 지난해 60주년을 맞았다. 그는 뉴욕의 재즈 클럽에서 비밥과 하드 밥에 깊은 영향을 받고 본고장 뮤지션들과 깊은 교분을 쌓았다. 개장 6년 후인 1965년에 더 넓은 공간을 찾아 현재의 프리스(Frith)가 47번지로 이전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재즈클럽 로니 스콧츠 소개 영상

두 사람의 창업주는 대서양을 건너온 본토 뮤지션들의 공연을 적극적으로 유치하며 런던의 명소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주트 심즈(Zoot Sims)가 맨 먼저 로니 스콧츠 무대에 올랐고, 자니 그리핀, 리 코니츠, 소니 롤린즈, 그리고 소니 스팃이 뒤를 이었다. 로니 스콧이 먼저 무대에 올라 사회를 보며, 뮤지션들을 소개하기 전 선보이는 그의 개그가 클럽의 대표 인기 요소 중 하나였다. 그는 겉으로는 유쾌하고 화려한 재즈 뮤지션이며 유명한 클럽 운영자였지만, 동시에 심한 우울증과 평생 싸운 환자이기도 했다. 치과 치료를 받던 도중 신경안정제의 과용으로 1996년 크리스마스에 불의의 죽음을 맞았다. 그의 가족들은 <A Fine Kind of Madness: Ronnie Scott Remembered>라는 제목의 자서전을 발표하여, 그를 잘 몰랐던 주위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다.

TV쇼에 출연한 로니 스콧 퀸텟의 ‘Cantaloupe Island’(1987)

그 후에는 동업자였던 피트 킹이 홀로 클럽을 운영하다가, 2005년 극장 운영주이자 명사인 샐리 그린(Sally Greene)이 인수하여 지금껏 운영 중이다. 인수 직후 대대적인 레노베이션을 진행하면서 건물 가림막에 “I love this place, it’s just like home, filthy and full of strangers.”(나는 여기를 사랑하오, 그건 내 집과도 같으며, 더럽고 모르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소.) 라는 어록과 함께 그의 대형 사진을 띄웠다.

로니 스콧츠 재즈 클럽은 라이브 음반의 산실로도 유명하다. 1960년대부터 벤 웹스터, 웨스 몽고메리, 엘라 피츠제럴드, 빌 에반스, 쳇 베이커 등 미국에서 건너온 재즈 거장들이 이곳에서 실황 녹음하여 출반하였다. 샐리 그린이 인수한 후에는 인테리어와 음식 서비스를 고급화하고 유명한 출연진에 걸맞은 입장료를 부과하여 재무 실적이 호전되었다. 창업주의 재즈 전통에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장르에서 실력을 보유한 뮤지션들을 찾아다니며 색다른 공연을 기획하였다. 한 예로 2007년에는 명 기타리스트 제프 벡(Jeff Beck)의 공연 실황을 출반하였는데, 이 중 ‘A Day in the Life’가 그래미 최우수 록 연주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제프 벡 ‘A Day in the Life’ (2007, 로니 스콧스 실황)

유튜브 채널 <Jazz at the Ronnie Scott’s>에 들어가면 1980년대부터 녹화된 실황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미국을 떠나 유럽을 전전하다가 1985년 전후 로니 스콧츠에서 공연하던 니나 시몬과 쳇 베이커의 당시 실황은 재즈 팬에게는 가치가 큰 영상일 수 있다. 그 외 아트 블레키, 아니타 오데이, 치코 프리맨 등의 실황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니나 시몬의 로니 스콧츠 공연 실황(1985)
쳇 베이커의 로니 스콧츠 공연 실황(보컬은 밴 모리슨과 엘비스 코스텔로)

 

로니 스콧츠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