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선 이스트의 최근 앨범 <Reverence>(2017)

퓨전 재즈 부문 슈퍼 그룹이라 불렸던 포플레이(Fourplay)의 데뷔 앨범(1991)은 100만 장이 팔리며 재즈 팬들의 화제가 되었다. 밥 제임스(키보드), 리 릿나워(기타), 네이선 이스트(베이스), 하비 메이슨(드럼)의 호화 멤버로 구성되었고, 엘 드바지, 필립 베일리, 패티 라벨 등 톱가수들이 백보컬로 참여해 화제였다. 이 앨범에 수록된 11곡 중에서 팬들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은 곡은 ‘101 Eastbound’. 마치 캘리포니아의 101번 도로를 동쪽으로 가면서 듣는 드라이브 송으로, 네이선 이스트가 작곡과 베이스 연주는 물론 허밍까지 담당했다.

<Fourplay>에 수록한 네이선 이스트 오리지널 ‘101 Eastbound’

네이선 이스트는 세션 연주자로서 그 어느 베이스 연주자보다 많은 레코딩에 참여하였다. 그가 참여한 레코딩은 줄잡아 2,000회가 넘는다. 일주일에 한 번 참여해도 약 38년이 걸리는 횟수다. 그를 초빙한 뮤지션들을 예로 들자면 에릭 클랩튼, 마이클 잭슨, 피터 가브리엘, 조지 해리슨, 스티비 원더, 필 콜린스, 케니 로긴스, 다프트 펑크, 토토(Toto)로 모두 슈퍼스타급이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훌륭한 인성과 안정된 연주 실력으로 팝, 재즈, R&B, 록에 이르는 넓은 음악 장르를 소화하며, 그를 아는 사람은 누구라도 함께 하고 싶을 정도로 친화력이 좋은 사람이다.

에릭 클랩튼 콘서트에서 ‘Can’t Find My Way Home’을 부르는 네이선 이스트(2015)

열다섯 어린 나이에 배리 화이트의 밴드에 발탁되어 음악 생활을 시작했다. 수많은 레코딩 세션에 베이스 연주자로 불려 다녔고, 1990년대부터는 포플레이의 고정 멤버로 지금까지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포플레이의 동료들 중 자신만이 솔로 앨범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나, 워낙 바쁜 일정때문에 짬을 낼 수가 없었다. 뒤늦게 첫 솔로 음반을 낸 것은 그의 나이 59세인 2014년이었다. 에릭 클랩튼, 스티비 원더, 마이클 맥도널드 등 그가 보조하던 슈퍼스타들이, 이번에는 그를 돕기 위해 나섰다. 두 번째 앨범 <The New Cool>(2015)은 그의 밴드 동료 밥 제임스와의 듀오 앨범으로 출반되기도 했다.

2014년 네이선 이스트 내한 공연 때의 메이킹 영상

5년 전, 그가 월스트리트 온라인판에 공개한 그의 로스앤젤레스 자택은 대학 시절부터 절친이었던 아내와 1995년 결혼식을 올리며 구입했으니 이제 25년째 살고 있는 셈이다. 당시 지불한 금액은 120만 달러, 지금은 약 240만 달러(약 30억 원)를 호가한다. 약 174평의 대지에 지은 침실 6개의 저택에는 그의 아들 노아(Noah)가 주로 연주하는 그랜드피아노가 있고, 2층 복도에는 그의 음악 인생을 담은 각종 사진과 상패가 전시되어 있다. 다른 방에는 그가 애지중지하는 베이스 기타들이 벽면을 장식하고 있다.

WSJ의 <Inside Bassist Nathan East’s California Castle>(2015)

그가 언론과 인터뷰할 때, “어떻게 오랫동안 수많은 스타들과 함께 할 수 있었느냐?”는 질문이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맞아요. 함께 일한 많은 사람들이 모두 35년 이상 일을 했죠. 인생은 모든 게 관계 설정에 관한 거예요. 나는 오래 계속되는 관계에 집중했어요. 좋은 사람들과 일하게 되면 그만큼 편해요. 결혼과 비슷하죠.” 많은 뮤지션들이 부침을 겪지만, 그는 언제나 변함없이 같은 자리에 있는 사람이다. 올해 4월에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집에 주로 머물며 피아노를 전공하는 아들과 함께 연주한 <Smooth@Home 웹 콘서트> 시리즈 영상을 올렸다.

<Smooth@Home 웹 콘서트> 시리즈 ‘Nathan & Noah East’

 

네이선 이스트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