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박진영은 2014년 모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저는 에스페란자 스폴딩(Esperanza Spalding) 같은 가수 음악을 못 들어요. 제가 그루브 없는 음악을 잘 못 들어요” 라고 발언한 직후, 그녀 팬들로부터 “그루브를 아느냐”라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다. 그루브(Groove)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의견이 분분할 수도 있겠지만, 보통 비트에 맞춰 자연스럽게 몸을 움직이는 음악을 ‘그루브한 음악’이라고 한다. 쉽게는 “느낌 있다!” 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1984년생. 한국 나이로 올해 33세인 에스페란자 스폴딩은 어릴 때부터 음악 신동으로 이름을 알렸다. 다섯 살 때 실내악단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하였고, 열다섯 살에 클럽 연주를, 스무 살에는 명문 버클리 음대에서 베이스 연주를 가르쳤다. 그는 현재 베이시스트, 보컬리스트, 작곡가, 밴드 리더로 골고루 활동하고 있다. 물론, 어릴 때부터 익숙하게 듣던 재즈, R&B, 클래식 등 다양한 음악적 요소를 앨범에 녹여낸 그에게 ‘그루브’는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재즈 아티스트 중 최초로 그래미 신인상(2011)을 받을 무렵, 2010년 Austin City Limits Music Festival 라이브 영상을 보자. 물론 자작곡이다.

에스페란자 스폴딩 'Jazz Ain't Nothing But Soul'(2010)

그에게 쏟아지는 질문 중 하나는 “수많은 악기 중 왜 하필이면 베이스를 선택했느냐”다. 질문에 대한 대답이 인상적이다. “베이스는 자체 굴곡이 있어서 나와 함께 진동합니다(The bass had its own arc and resonate with me).” 어디서 노래하는 법을 배웠냐는 질문에는 “1차 적으로는 샤워 중에 노래하는 경험이 가장 중요했다” 라는 밝고 톡톡 튀는 대답을 했다.

이제 그는 팻 메스니(Pat Metheny), 허비 행콕(Herbie Hancock), 웨인 쇼터(Wayne Shorter) 등 거물과도 협연하며 주요 이벤트에 초청받는 대세가 되었다. 백악관에도 초청되어 오바마 대통령 부부 앞에서 재즈 스탠더드 ‘On The Sunny Side Of The Street’을 열창하였다.

에스페란자 스폴딩 'On the Sunny Side of the Street'(2016)

'서울 재즈 페스티벌 2016’에서 뛰어난 실력과 세련된 무대 매너를 보여 준 그가 앞으로 재즈음악에 새로운 이정표가 되기를 기대하며, 마지막으로 인터뷰 영상을 소개한다. 영어 자막을 켜서 볼 수 있다.

에스페란자 스폴딩 인터뷰 영상(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