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활동하는, 주목해야 할 다섯 명의 일렉트로닉 뮤지션을 꼽기 위해 ‘지금’이라는 키워드에 집중했다. 그러다 보니 막 활동을 시작했거나, 앨범 발매 직전인 뮤지션들이 떠올랐다.

1. 신세하(XINSEHA)

최근 몇 년간 신(SCENE)에서 가장 아이코닉한 아티스트를 꼽으라면 단연 신세하를 꼽겠다. 뉴욕의 올드스쿨 ‘YOUTH’가 느껴지는 룩과 함께, 1980~1990년대 하우스와 훵크음악에 영향 받은 그의 최근작 ‘티를 내(Timeline)’에서는 단순히 자신이 지향하는 시대의 트렌드를 차용하는 것을 넘어선 전혀 새로운 영역이 느껴진다. 올드스쿨의 대표적 아티스트인 이집션 러버(Eyptian Lover)의 서포트를 받아 탄생한 리믹스 트랙은 ‘신세하’라는 아티스트를 이해하는 데 있어 가장 큰 장치가 아닐까.

▼ 신세하(XIN SEHA) - 티를 내(Timeline) (M/V)


▼ 신세하(XIN SEHA) - 티를 내(Timeline) (Egyptian Lover Remix)


2. 시피카(CIFIKA)

전자음악에 있어 가장 대중과 가까울 수 있는 장르는 신스팝(Synth Pop)이라고 생각해왔다. 꽤 오랫동안 해왔던 생각이 바뀌게 된 배경에는 CIFIKA가 있다. CIFIKA의 음악은 단 몇 가지의 단어로 쉽게 정의를 내릴 수 없다. 실험적 요소가 짙은 프로그레시브 신스팝이라고 하면 어울릴까? 때로는 원오트릭스 포인트 네버(Oneohtrix Point Never)의 음악과 같이 미니멀한 요소로 곡을 운영하다가도, 때가 되면 마치 동굴에서 부르는 듯한 깊고 따뜻한 목소리가 어느새 중앙에 자리 잡아 귓가에 맴돈다.

시피카 'I'm Awake' (온스테이지)

 
▼ 시피카(CIFIKA)- IN BETWEEN


 

3. 임레이(IMLAY)

사운드클라우드, 유튜브를 비롯한 여러 채널을 통해 활동을 시작한 1995년생 프로듀서 IMLAY는 인터넷 기반의 블로그이자 레이블인 ‘Daily Earfood’와 계약하며 단숨에 댄스뮤직 팬들의 관심을 얻었다. 칠트랩(Chill trap), 퓨쳐베이스(Future Bass) 같은 신진 장르의 대표적 아티스트로서 사운드클라우드를 통해 자신의 음악을 꾸준히 업로드하는 한편, 슬릭(SLEEQ) 같은 힙합 뮤지션 앨범 및 샤이니 종현 앨범에 리믹서로 참여하는 등 최근엔 장르를 가리지 않는 활동으로 넓은 스펙스럼을 보여주고 있다.

▼ 임레이(IMLAY)- Empress(M/V)


▼ 임레이(IMLAY), 시피카(CIFIKA)- Ritual


 

4. 엑스엑스엑스(XXX)

메종 키츠네(Maison Kitsune)’의 ‘Kitsune Hot Stream’과 애플뮤직(Apple Music)의 'Beats 1’. 7월 앨범 발매를 앞둔 이들의 음악을 소개한 라디오 채널들이다. XXX의 프로듀서 ‘FRNK’는 F(x)의 '4 walls' 공식 리믹스와 이센스의 'Sleep Tight'를 프로듀싱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래퍼 김심야 역시 2015년 한국대중음악상 '올해의 음반'을 수상한 이센스의 'The Anecdote’ 앨범에 유일하게 피쳐링한 멤버다. 익숙한 듯 익숙하지 않은 악기 구성으로 ‘클리셰'보다는 ‘오리지널리티’를 택한 XXX. 가사가 영어가 아닌 한국어로 되어있음에도 불구하고 해외채널에서 먼저 소개가 되었다는 점은 생각보다 큰 의미다.

▼ 엑스엑스엑스(XXX)- 1775(LIVE)


▼ 엑스엑스엑스(XXX)- Baekjo

 

5. 오대리(ODAERI)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는 소리, 지나가는 바람 소리, 어디에서 가져오게 되었는지 출처를 궁금하게 만드는 불쾌한 목소리 들. 생활 속에서 흔히 들을 수 있지만 한편 쉽게 지나칠 수도 있는 소리들을 채집하고, MPC를 비롯한 여러 하드웨어 악기들을 이용해 소리를 다시 왜곡시키는 등 독특한 작법으로 유명한 오대리의 두 번째 앨범 ‘REQUIEM’은 일찌감치 '올해의 문제작’으로 여겨졌다. 전작이 난폭하고 통제하지 않은 소리의 향연이었다면, 이번 앨범은 그보다 좀 더 절제한 느낌이다. 드라마틱한 구성으로 실험적인 태도는 유지하지만, 소리의 질감에 있어 전혀 다른 인상을 안겨준다.

▼ 오대리(ODAERI)- 데자뷰 시티 레퀴엠(DEJA VU CITY REQUIEM)(M/V)


Writer

GRAYE는 군산 출신의 프로듀서다. 비트 신의 음악을 탐구하는 것으로 시작해, 전시와 무용 등 다방면의 예술 세계를 만나는 것으로 꾸준히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2013년 [MON] EP로 인상적인 데뷔를 치렀고 [{notinparis}], [Junk Pixel/Empty Space] 등의 음반을 발표했다. 토키몬스타(TOKiMONSTA), 온라(Onra) 등의 내한 파티에서 오프닝을 맡는 동시에 '소음인가요', 'Crossing Waves' 등의 전시에 참여하고 'Fake Diamond' 무용 공연에 뮤직 수퍼바이저로 참여하는 등 현재 한국 비트 뮤직 신에서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2014년 GQ KOREA는 그를 ‘6인의 비트메이커’로 선정했고, [Junk Pixel/Empty Space]는 린 엔터테인먼트가 꼽은 2015년 한국 팝 싱글 1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