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1월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로 선보인 7부작 미니시리즈 <Godless>(국내 제목: 그 땅에는 신이 없다)는 오랜만에 등장한 정통파 서부 드라마로 화제를 모았다. 여기에는 총잡이와 그들의 총격전이 불을 뿜고, 선과 악을 대표하는 보안관과 무법자가 대결 구도로 등장한다. 여기까지는 전통적인 서부극과 유사하지만, 탄광 사고로 대부분의 남자가 사망하고 여자들만 남게 된 마을이 주요 배경으로 나오면서 상투적인 구도에서 벗어난다. 여성들은 목수 일을 하며 교회를 짓고, 호텔과 학교를 운영하고, 때로는 탄광회사와 협상을 벌이기도 하고, 총을 들고 악명높은 무법자들과 맞선다. 이 드라마는 평론가들의 찬사를 받으며 2018년 에미상 11개 부문에 후보에 올라 3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미니시리즈 <Godless> 예고편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2002)와 <울버린>(2009)의 시나리오를 쓴 할리우드 극작가 스콧 프랭크(Scott Frank)가 영화로 제작하기 위해 집필했지만, 총제작자 스티븐 소더버그의 권유에 따라 캐릭터를 두텁게 다시 각색하여 7편의 미니시리즈로 바꾸었다. 로튼토마토 신선도지수 88%의 호평과 함께, iMDB 역대 서부극 TV 드라마 4위에 올랐다. 이 드라마의 어떤 점이 특별한지 알아보았다.

미니시리즈 <Godless> 2차 예고편

 

이색적인 악당 제프 대니얼스

30여명의 무법자를 이끌며 드라마 제목인 ‘Godless Land’를 외치는 두목 ‘프랭크 그리핀’은 드라마의 골격을 이루는 중심인물이다. 한 마을 주민 모두를 살해하는 만행을 저지르는 악당이지만, 천연두에 걸린 환자들을 보살피고 묻어주는 선행을 보이기도 하는 등 종잡을 수 없는 캐릭터다. 그는 가해자면서 피해자이고, 악한이면서 때로 선한 면을 보이기도 한다. 그를 연기한 제프 대니얼스(Jeff Daniels)는 <덤앤더머>(1994)에서 짐 캐리와 함께 바보스러운 연기를 했던 원로 배우다. 드라마 <뉴스룸>(2013)으로 첫 에미 주연상을 받은 이래, 이 드라마로 생애 두번째 에미상을 조연상 수상으로 장식했다.

제프 대니얼스의 에미상 시상식 장면

 

여성 중심의 이야기 구조

이 드라마에는 많은 여성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그들은 남성의 보조적인 역할이 아니라 이야기의 중심을 이끄는 강한 캐릭터로 표현된다. 이들은 가족을 지키고 부양하기 위해 총과 삽을 들고, 남자와의 로맨스에도 수동적이지 않으며 그들과의 관계 형성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어떤 이는 레즈비언의 정체성을 감추지 않고 드러낸다. 강인한 여성상을 대표하는 캐릭터를 연기한 메릿 웨버(Merritt Wever)는 에미 조연상을 받았다.

<Godless> 속 메릿 웨버의 연기 편집영상

 

서부 라이프 스타일

마지막 결투 장면

드라마의 배경은 1884년 미합중국의 주로, 공식 편입되기 이전의 뉴 멕시코(New Mexico) 지역이다. 대부분의 서부 영화가 그렇듯, 이 드라마 역시 촬영지인 산타페 인근의 아름다운 풍광을 제대로 카메라에 담았다. 더 나아가 당시 사람들의 생활상을 담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중에서도 서부 생활과 뗄 수 없는 말과 관련된 장면이 자주 등장하는데, 순화되지 않은 거센 말이 사람을 태우고 달릴 수 있도록 길들이는 과정이나 인디언 소년이 말을 타며 성인이 되어가는 과정을 세밀하게 묘사한 장면은 매우 경이롭다.

<Godless> 중 말들을 눕게 해서 길들이는 장면

원래 7부작 미니시리즈로 제작되었지만, 중심적인 캐릭터가 많이 살아남아 시즌제로 계속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보도가 나온다. 아직 넷플릭스나 제작자들은 다음 시즌에 관한 코멘트가 일체 없었지만, 많은 기사들은 넷플릭스 드라마 <루머의 루머의 루머>처럼 미니시리즈로 시작해 다음 시즌으로 계속될 거라 예측하고 있다. 넷플릭스가 오랜만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서부 드라마를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 예상하기도 한다.

에미 수상 오리지널 사운드트랙과 오프닝 시퀀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