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인 니콜라스 보너(Nicholas Bonner)는 25년 동안이나 중국에서 북한 전문 여행사를 운영했다. 자연스럽게 그는 자주 북한을 여행했고, 그 과정에서 우표와 엽서, 선전 포스터 등 여러 소품을 수집했다. 이것들을 모은 책 <Made in North Korea>(2017)는 한국에서도 큰 화제가 되었다. 그리고 지금, 니콜라스 보너의 수집품들을 직접 만날 수 있다.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영국에서 온 Made in 조선: 북한 그래픽디자인> 展(이하 <Made in 조선> 展)을 통해서다.

<Made in 조선> 展은 2018년 봄, 영국의 일러스트레이션 전문 공공 갤러리 ‘하우스 오브 일러스트레이션(House of illustration)’에서 가장 먼저 열렸다. 하우스 오브 일러스트레이션 개관 이래 최다 관람객을 모으는 기록을 세운 이 전시는 세계를 순회하게 되었고, 한국은 순회전의 첫 번째 나라가 됐다.

통조림 캔 라벨, 535 x 635mm Photoⓒ Justin Piperger
인민군 교예 극장 티켓, 120 x 45mm Photoⓒ Justin Piperger
한국전쟁 종결 40주년 기념행사 티켓(1993), 121 x 86mm Photoⓒ Justin Piperger

<Made in 조선> 展이 특별한 건, 북한의 일상생활과 관련한 콘텐츠로 구성되었기 때문이다. 컬렉션은 포스터, 일상생활용품, 문방용품, 만화책, 식료품 패키지 등 크게 5가지 카테고리로 나뉘며, 대부분 1990년대 초반부터 2000년 후반에 제작되었다. 특히 손으로 그린 선전화들이 눈길을 끈다. 북한 고유의 언어와 색감이 도드라지는 이 선전화에서는 독특한 디자인 감각을 느낄 수 있다. 이는 정부가 운영하는 공동 스튜디오에서 일하는 포스터 아티스트들이 만든 것으로, 그들이 수작업으로 완성한 타이포그래피가 더욱 인상적이다.

<더 많은 뽕밭을 조성하여 고치풍년을 마련하자> 연도미상, 핸드페인팅, 560 x 790mm Photoⓒ Justin Piperger
<모두 다 염소를 길러 더 많은 고기와 젖을 생산하자> 연도미상, 핸드페인팅, 540 x 770mm Photoⓒ Justin Piperger

우리가 볼 수 있는 북한의 일상 풍경은 극히 제한적이었다. 이번 전시는 만화책 표지부터 과자 봉지에 이르는 평범한 물건, 그리고 거기 적용된 그래픽디자인을 만날 기회다. 낯선 컬러 사용, 명징하고 과감한 디자인이 어떤 영감마저 선사할 것이다.

 

<영국에서 온 Made in 조선: 북한 그래픽디자인> 展

일시 2018년 12월 22일~2019년 4월 7일
시간 10:00~18:00, 매주 월요일 휴관
장소 홍익대학교 대학로 아트센터
요금 성인(만 19세~64세): 13000원, 청소년(만 13세~18세): 10000원, 어린이(5세~12세):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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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영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