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다>(2013)로 주목받은 폴란드 감독 파벨 파블리코브스키. 그가 새로운 작품 <콜드 워>로 돌아왔다. 이 작품의 스토리라인은 간결하다. 영화는 오로지 냉전 시대 피어난 사랑 이야기만을 쫓는다. 도시 빈민가에서 자란 ‘줄라’(요안나 쿨릭)는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폴란드 민속음악단에 지원한다. 오디션에서 처음 만난 줄라와 ‘빅토르’(토마즈 코트)는 단숨에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이들은 시대와 현실적 상황을 외면하지 못하고, 이별과 만남을 되풀이한다. 영화는 떨어져 있어도 사랑만은 놓지 못하는 두 사람을 따라가면서, 그사이에 벌어지는 일들을 흥미롭게 풀어낸다.

단순하지만 드문 스토리 말고도 <콜드 워>가 마음을 끄는 이유는 많다. 우선 영상의 아름다움. 파벨 파블리코브스키 감독은 냉전 시대 폴란드를 재현하기 위해 흑백 화면을 택한다. 흑백 화면은 파괴되고 메말랐던 당시 분위기를 그대로 되살린다. 다채로운 색감이 사라진 화면 위엔, 주인공 두 사람의 사랑만이 선명하게 남는다.

줄라와 빅토르가 ‘음악’을 매개로 만난 만큼, 이 영화에서 음악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음악은 단순히 영화의 소재일 뿐 아니라, 시간이 흐르고 상황이 변해간다는 사실을 직관적으로 알리는 장치이기도 하다. 전통민요를 부르던 줄라는 정치 선전 노래를 부르고, 프랑스어로 재즈를 부르게 된다. 이처럼 <콜드 워>는 음악을 정교하게 사용함으로써, 세련되게 이야기를 끌어간다.

영화 속 ‘줄라’가 부르는 ‘Two Hearts, Four Eyes’

덧붙여 영화 속 재즈곡의 편곡과 피아노 연주는 폴란드의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인 ‘마르친 마세츠키(Marcin Masecki)’가 맡았다. 폴란드를 대표하는 젊은 아티스트인 그는 재즈와 클래식, 실험적인 음악을 오가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콜드 워>에서는 폴란드 전통민요 ‘Dwa Serduszka (Two Hearts)’를 편곡해 들려주는데, 이 노래는 영화가 끝나도 오래 남을 만큼 매혹적이다. 끈질기고 지독하게 이어지는 사랑 이야기, 우아한 음악과 영상이 돋보이는 영화 <콜드 워>는 2월 7일 개봉한다.

<콜드 워> 트레일러

 

 

Editor

김유영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