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시리즈 (IF YOU WERE ME)>

이미지: 영화 <어떤 시선> 중 단편 '두한에게'

 

What?

시선 시리즈는 국가인권위원회가 기획한 옴니버스 영화다. 2003년 <여섯 개의 시선>을 시작으로 박찬욱, 류승완, 임순례, 장진, 김태용 등 총 52명의 쟁쟁한 한국 영화감독들이 참여했다. 지금까지 만들어진 작품은 총 열 세 편이다.

인권영화 프로젝트 '시선 시리즈'는 자칫하면 심오하고 어두운 이야기가 될 수 있는 소재들을 감독의 독특한 시선과 유머 감각으로 개성 있게 녹였다. 또한, 웃으며 즐기는 것에 그치지 않고 ‘나는 이제껏 인권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는가?’ ‘앞으로 인권에 대해 어떤 태도를 지닐 것인가?’와 같은 생각을 가져 보게끔 하는 데에 그 의미가 있다. 영어 제목인 ‘If you were me’는 '네가 나라면', 즉 차별 받는 자의 처지에서 생각해 보라는 말이다.

 

1. 시선시리즈 13번째 - <시선 사이>

If You Were Me | 2015 | 감독 최익환, 신연식, 이광국|출연 김동완, 오광록, 박주희, 서영화

단편 1. <우리에겐 떡볶이를 먹을 권리가 있다> 
단편 2. <과대망상자(들)> 
단편 3. <소주와 아이스크림>

“인권에 대한 세 작품의 접근법이 상당히 다르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간혹 상투적이거나 지나치게 거대해져 버리는 순간도 있지만 또 그런대로 흥미롭다. (...)” – 씨네21 이화정 기자

한국 영화의 젊은 피이자 앞으로 더욱 주목해야 할 감독들이 모였다. 한국영화아카데미 원장을 거쳐 지금은 영화예술 전공자들을 가르치고 있는 최익환 감독은 성적을 위해 교문 출입을 자제한 학교에 맞서 떡볶이를 먹으려는 여고생 3인방을, 영화 <동주>(2015)의 제작자이자 <프랑스 영화처럼>(2015) 연출을 맡았던 신연식 감독은 과대망상 청년의 이야기를, <로맨스 조>(2011), <꿈보다 해몽>(2014)을 통해 자신만의 판타지 멜로 영화 세계를 구축한 이광국 감독은 가족과 불화를 겪는 여자와 거동이 불편한 늙은 여인의 만남을 영화에 담았다. 이들은 각각 청소년의 권리, 감시와 신상정보 노출, 고독사라는 소재를 자신들만의 독특한 시선으로 밝고 재미나게 풀어냈다.

BEST OF BEST
소주와 아이스크림|2015|감독 이광국|출연 박주희 서영화

<소주와 아이스크림>은 ‘고독사’라는 사회적 이슈를 다뤘다. 가족과의 불화로 힘든 하루를 보내는 보험 설계사 ‘세아’(박주희), 가족이 있음에도 혼자 죽어갈 수밖에 없는 거동이 불편한 늙은 여인(서영화)의 우연한 만남은 오늘날 “어디에도 마음 둘 곳 없는 사람들의 외로움”을 보여준다. <마녀>, <서울연애> 등 다양한 독립영화에서 다채로운 연기를 선보여온 배우 박주희, <자유의 언덕>,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등에서 차분한 목소리와 탄탄한 연기력으로 깊은 인상을 남긴 배우 서영화의 연기 앙상블이 뛰어난 작품이다.

<시선 사이> 예고편

ㅣ영화보기ㅣN스토어유튜브

 

2. 시선 시리즈 12번째 – <4등>

4th Place|2015|감독 정지우|출연 박해준, 이항나, 유재상

“교육적 목적으로라도 부모들이 되도록 봤으면 하는 영화. 아이는 물속의 환한 빛과 그 아름다움에 매혹되지만, 어른들은 물 밖에서 초시계를 들고 속도를 재는 현실을 담아낸다. 억지 쓰거나 과장하지 않으면서, 조용히 관객의 마음을 얻어간다.” - 영화 저널리스트 김형석

 이 영화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면은 준호가 물속에서 환하게 반짝거리는 빛을 따라 레인을 거슬러 헤엄치는 모습이 아닐까? 메달을 따는 것보다는 단순히 '수영' 자체가 좋은 준호, 자식의 성공을 위해 아이가 맞아서라도 1등 하기를 바라는 엄마. 한때 아시아 신기록까지 달성한 국가대표 출신이지만, 체벌 때문에 운동을 포기했으면서도 준호에게 매를 든 수영코치 광수. 정지우 감독은 "진짜 1등하고 싶어요. 그래야 수영을 계속 할수 있으니까요."라고 말하는 초등학생 준호의 모습을 통해, 경쟁과 1등만 강요하는 대한한국 사회를 날카롭게 비춘다.

<4등> 예고편

 ㅣ영화보기ㅣN스토어유튜브

 

3. 시선시리즈 10번째 – <어떤 시선> 

If You Were Me 6|2013|감독 박정범, 신아가, 이상철, 민용근|출연 임성철, 김한주, 이영석 외

단편 1. <두한에게> 
단편 2. <봉구는 배달중> 
단편 3. <얼음강> 

“재능 있는 감독들의 개성은 '인권'이라는 주제의 무게에 눌리지 않고 튀어 오른다. 특히 찬찬히 사람을 들여다보는 듯한 민용근 감독의 <얼음강>은 여운의 꼬리를 길게 남긴다.” - 영화 저널리스트 이지혜

<두한에게>는 영화 <무산일기>(2010)로 제15회 부산국제영화제, 제40회 로테르담 국제 영화제 등에서 각종 상을 받은 박정범 감독의 작품이다. 뇌병변장애를 지닌 두한과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같은 반 친구 철웅의 우정을 담았다. 신아가, 이상철 감독의 <봉구는 배달중>은 노인 봉구가 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주려다 납치범으로 오해받는 이야기를, 민용근 감독의 <얼음강>은 입대를 앞둔 여호와의 증인 신자가 어머니와 이별하는 과정을 담았다.

BEST OF BEST
얼음강|Ice River|2012|감독 민용근|출연 공명, 길해연, 박주희

이미 <혜화, 동>(2010)으로 제36회 서울독립영화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바 있는 민용근 감독. 단편영화 <얼음강>(2012)은 양심적 병역거부를 따르는 아들과 그 사실을 알게 된 엄마의 이야기를 그렸다. 영화는 대한민국의 남자라면 피할 수 없는 ‘입대’를 앞두고, 매년 300명 이상의 젊은 청년들이 ‘양심수’가 되어야만 하는 가슴 아픈 현실을 담담한 시선으로 포착했다. 군대와 감옥. 선택은 어째서 단 두 개여야만 하는지, 영화를 보면 이런 반문을 짓지 않을 수가 없다.

<어떤 시선> 예고편

ㅣ영화보기ㅣN스토어Cinef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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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이미지 = 영화 <우리에겐 떡볶이를 먹을 권리가 있다>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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