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드라큘라 영화였던 <노스페라투>(1922) 이후 100년 가까이 사랑받는 뱀파이어, <좀비2>(1979)로 명칭이 굳어져 수많은 서브컬처를 낳은 좀비, 역사적인 유래가 수천 년을 거슬러 올라가는 미라. 영화에 등장하는 크리처 종류는 갈수록 늘어난다. 이제 사람들은 새로운 크리처를 만드는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이들을 한데 모으기 시작했다. 다양한 크리처들을 한 번에 볼 수 있어 눈이 즐겁고 심장이 더 쫄깃해지는 영화들을 모아봤다.

*본문에는 영화 줄거리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구스범스: 몬스터의 역습>

Goosebumps 2: Haunted Halloween | 2018 | 감독 아리 산델 | 출연 웬디 맥렌던 커비, 매디슨 아이스먼, 제레미 레이 테일러, 칼릴 해리스, 켄 정

한 달 전 개봉했던 <구스범스: 몬스터의 역습>은 잭 블랙(Jack Black)이 호연을 펼친 <구스범스>(2016)의 후속작이다. R.L. 스타인이 집필한 동명의 호러소설 시리즈를 영화로 각색해, R.L. 스타인의 원본 책을 펼치면 소설 속 괴물들이 봉인에서 풀려난다는 설정을 갖고 있다.

원작자 ‘R.L.스타인’을 연기한 잭 블랙. 영화에는 실제 R.L.스타인이 카메오로 출연하는데 교사 ‘블랙’ 역이다. <구스범스> 스틸컷

전편에서 주인공들의 활약으로 봉인됐던 크리처들은, 이번 영화에서 마침 할로윈을 맞아 다시 풀려나며 한바탕 소동을 벌인다. 원작 소설이 200권 가까이 되는 만큼 등장하는 크리처도 무척 많다. 1편에서만 20종이 넘는 크리처가 등장했고 이번 편 역시 그에 못지않은 수의 괴물들이 출격한다. 특유의 병맛과 코믹한 분위기 덕에 호러 영화의 공포스러운 분위기나 잔인한 연출을 싫어하는 관객도 가볍게 즐길 수 있다.

<구스범스: 몬스터의 역습> 예고편
소설 <구스범스> 괴물 Top10 선정 영상

 

<캐빈 인 더 우즈>

The Cabin in the Woods | 2012 | 감독 드류 고다드 | 출연 크리스 햄스워스, 크리스튼 코놀리, 안나 허치슨, 프란 크랜즈

<캐빈 인 더 우즈>는 호러 영화계 ‘어벤져스’로 불리는 영화다. 실제로 같은 해 <어벤져스>를 감독한 조스 웨던이 각본과 제작에 참여했다. 악마, 뱀파이어, 좀비는 물론 아나콘다와 유니콘, 일본 귀신과 <헬레이저> 속 ‘핀헤드’를 모티프로 삼은 신종 캐릭터까지. 슬쩍 지나가는 크리처를 포함해 70여 종 가까운 수의 캐릭터들이 영화 속에 등장한다.

각종 크리처를 가둔 큐브 형태의 감옥. 출처 – IMDB

이렇게 많은 크리처가 등장할 수 있는 것은 영화의 설정 덕분이다. 각종 이상한 존재나 물건을 확보하여 사람들로부터 격리하는 ‘SCP 재단’이 존재한다는 현대 도시 판타지를 영화로 구현한 것. 영화 속 비밀 단체는 고대신의 분노를 잠재울 희생제물로 주인공 일행을 선택해, 이들을 죽일 크리처를 자신도 모르는 사이 직접 선택하게 한다. 후반부 하이라이트 장면에서 모든 괴물들이 풀려나 한바탕 아수라장을 만드는 장면은 압권이다.

<캐빈 인 더 우즈> 예고편
<캐빈 인 더 우즈> 괴물 Top50 선정 영상

 

<미스트>

The Mist | 2007 | 감독 프랭크 다라본트 | 출연 토마스 제인, 마샤 게이 하든, 로리 홀든, 안드레 브라우퍼, 토비존스

앞선 영화들과 다르게 <미스트>에는 괴물이 최대한 감춰져 있다. ‘안개(mist)’라는 뜻의 제목처럼 이 영화는, 보이는 괴물보다 ‘안갯속 보이지 않는 괴물’을 대하는 사람들의 심리 묘사에 더 관심을 쏟기 때문이다. 미증유의 재난 상황에 대처하는 여러 인물 군상을 통해 우리는 세상 밖 괴물보다 인간 내면에 감춰진 괴물에 더 큰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

평화로운 호숫가 마을에 정체불명의 기이한 안개가 드리우고 안개 속에 뭔가 있다는 소문이 퍼지자 마을 사람들이 마켓이라는 공간에 고립된다. 괴물들도 물론 등장한다. 가시 달린 촉수와 산성 피를 지닌 괴물, 사람만 한 몸집의 벌레, 크툴루 세계관을 재현하는 듯한 거대한 건물 크기의 생명체. <쇼생크 탈출>(1994)에서 각기 원작과 연출을 맡았던 스티븐 킹과 프랭크 다라본트가 이 영화를 통해 다시 만났다. 소설과는 다른 영화의 반전을 스티븐 킹이 극찬하기도 했다.

<미스트> 스틸컷으로 공개된 크리처 설정 스케치 Via IMDB
<미스트> 예고편
<미스트> 등장 괴물 소개영상

 

반 헬싱

Van Helsing | 2004 | 감독 스티븐 소머즈 | 출연 휴 잭맨, 케이트 베킨세일

스티븐 소머즈가 온갖 괴물 관련 신화를 다 모으겠다는 일념으로 제작, 연출한 영화다. 그는 앞서 해저 괴수영화 <딥 라이징>(1998), 미라 소재의 영화 중 가장 성공한 영화 <미이라>(1999)의 감독을 맡은 바 있다. 영화는 주인공 ‘반 헬싱’(휴 잭맨)이 바티칸 성당의 명령으로 400년 만에 부활하려는 드라큘라의 음모를 막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반 헬싱>에는 뱀파이어, 늑대인간부터 프랑켄슈타인의 괴물, 지킬 박사와 하이드까지 다양하게 등장한다. 화면에 나오지는 않지만 가고일과 흑마법사도 있는 이 영화의 세계관은, 실로 중세 서양 판타지의 집대성이라고 할 수 있다. 진부한 스토리와 기대에 못 미치는 영상미가 살짝 아쉽지만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도전이었다. 지난 10월부터 시즌 3를 방영 중인 드라마 <반 헬싱>은 현대의 알 수 없는 힘에 의해 되살아난 반 헬싱의 딸 ‘바네사 헬싱’의 모험을 그린다.

영화 <반 헬싱> 예고편
드라마 <반 헬싱>(2016) 예고편

 

메인 이미지 출처 – IM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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