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서울에서 가장 신선한 크루가 누구냐고 묻는다면, 바밍타이거(Balming Tiger)라고 답하는 이가 꽤 많지 않을까. 이미 알 사람은 다 안다는 바밍타이거에 관한 몇 가지 키워드.

 

1. 호미

출처 – 바밍타이거 인스타그램 

바밍타이거의 시작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거긴 ‘마인드 시어터(Mind Theater)’라는 크루가 있다. 바밍타이거 멤버인 노 아이덴티티(No Identity), 어비스(Abyss), 산얀(Sanyawn)이 속한 마인드 시어터는 깊고 실험적인 음악을 추구했던 크루인데, 이들이 뜻을 모으고 작업한 곳이 홍대 앞 ‘호미화방’ 건물 304호였다고. 마인드 시어터가 이어져 바밍타이거가 되었으니, 바밍타이거의 시작 역시 이곳인 셈이다. 바밍타이거는 지난 1월 발표한 첫 믹스테입의 이름을 <Balming Tiger vol.1 : 虎媄(호미)304>로 지었다. ‘호미’는 크루에게 뜻깊은 장소명인 데다, 음이 같은 영어 단어 Homie는 ‘친구’라는 의미이기도 하니 여러모로 잘 지은 이름.

<Balming Tiger vol.1 : 虎媄304> 사운드클라우드

 

2. 뮤직비디오

바밍타이거엔 산얀, 어비스, 노 아이덴티티, 잔퀴(jan’qui), 병언(Byung Un), 으니(euni), 오메가사피엔(Omega Sapien), 소금(Sogumm) 등이 속해 있다. 멤버들은 각자 개성이 뚜렷하며, 이들의 활동 영역 역시 프로듀서, 비트메이커, 퍼포머, 디제이, 그래픽 디자이너, 필르머 등 다양하다. 여러 분야의 아티스트가 모인 바밍타이거의 진가는 뮤직비디오에서 도드라진다. 비트며 가사, 프로듀싱과 뮤직비디오 설정이 모두 튀는데 희한하게 어우러지며 짙은 여운마저 남긴다. 특정한 단어로 설명하기 어려운 뮤직비디오들을 보자.

바밍타이거 ‘I’m Sick’
바밍타이거 ‘못 UNDERSTAND’
바밍타이거 ‘CHEF LEE’

 

3. 병언

바밍타이거가 지금껏 존재하지 않았던 이미지를 갖게 된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이를테면 신비롭고 실험적이면서도 중독성 강한 음악, 서로 다른 취향을 가진 아티스트들이 함께 만들어내는 묘한 무드 같은 것들…. 또한 플레이어인 ‘병언’의 임팩트를 결코 빼놓을 수 없다. 외국에서 유학하던 병언은 자신의 정체성에 늘 혼란을 느꼈고, 이는 그를 끝없이 외롭게 했다. 병언은 외로움을 잊기 위해 즐겨 듣던 음악을 커버해 유튜브에 올렸다. 그러다 키스에이프(Keith Ape)의 ‘잊지마(It G Ma)’를 기타 연주와 함께 커버한 클립이 큰 화제를 불러모은다.

병언 ‘It G Ma (Keith Ape Cover)’
병언 ‘Forever (beWhy Cover)’

병언이 홀로 한국어 랩과 일본어 랩, 사이키델릭한 효과음까지 모두 소화해내는 모습은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힙합신에서 보기 드물었던 그의 캐릭터를 말하던 사람들은 이내 음악성에 주목했다. 묵직한 톤과 정확한 박자감, 연주력과 센스까지 겸비한 병언은 일반 리스너뿐 아니라 뮤지션마저 사로잡았다. 클럽 에스키모와 팬시차일드 소속 프로듀서 밀릭(Millic)이 그에게 메시지를 보내면서 그와 국내 음악신의 접점이 만들어진다.

<Balming Tiger vol.1 : 虎媄304> 앨범 커버

 

지금껏 소비된 적 없는 스타일의 병언이 바밍타이거의 멤버가 된 건 결국 크루와 리스너 모두를 즐겁게 하는 일이 되었다. 이제 이들이 어디로 갈지 예상하기란 더욱 어려워졌고, 사람들은 하릴없이 그 뒤를 쫓게 될 것이다. 바밍타이거는 현재 올해 말 발매를 목표로 정규 컴필레이션 앨범을 준비 중이다.

 

바밍타이거 홈페이지 
바밍타이거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