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주인공의 댄스 장면은 때로 백 마디 대사보다 더 강렬하게 관객의 마음을 흔든다. 춤과 관련한 영화가 아니더라도, 댄스 장면은 종종 영화에 삽입되어 대사가 전하지 못하는 인물의 세세한 감정선까지 짚어낸다. 서로를 향한 끌림과 설레는 마음을 몸짓으로 승화한 <라라랜드>(2016) 속 경쾌한 탭댄스나, 건조하고 우스꽝스럽기까지 한 몸짓 너머 삶의 쓸쓸함과 처연함마저 담아낸 <아비정전>(1990) 속 장국영의 맘보춤은 적어도 기쁨과 슬픔을 표현하는 데는 말보다 몸이 진솔하다는 깨달음을 상기시킨다.

<비포 선라이즈>(1995)
<퀸카로 살아남는 법>(2004)
<나폴레옹 다이너마이트>(2004)

영화 속 댄스 신에서 ‘안무를 얼마나 정확하고 정교하게 추느냐’ 하는 것은 중요치 않다. 영화가 관심 있는 것은 인물의 변화하는 감정이나, 그 인물을 감싸고 있는 세계를 극적으로 보여주려는 표현법에 가깝다.

아래 300편가량의 영화에 등장하는 댄스 장면을 기발한 솜씨로 편집한 단편 영상 <Dancing in Movies>를 소개한다. <스윙 타임>(1936), <오즈의 마법사>(1939) 같은 1930년대 흑백 뮤지컬 영화부터 <우리의 20세기>(2017), <문라이트>(2017), <재키>(2017) 등 가장 최근의 작품들까지 7분 안에 빈틈없이 채워 넣어 볼거리를 선사한다. 영상을 보자.

CLS Videos에서 만든 단편 영상 <Dancing in Movies>

무엇보다 장르도, 배경도 모두 다른 영화들을 한 프레임 안에 물 흐르듯 엮어낸 편집이 기가 막힌다. 정확히 292편의 영화 속 댄스 장면을 단 4곡의 음악에 위화감 없이 섞었다. 화면이 너무 빠르게 지나가서 영화를 미처 다 찾아내지 못한 이들을 위해 정답(?) 페이지를 제공한다. 영화 제목과 제작 연도를 댄스 신이 등장하는 시간대와 함께 적어 놓았으니 자신의 찾은 영화는 몇 편인지 답과 맞춰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메인 이미지 영화 <조찬 클럽>(1985)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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