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이면 대략 200개의 앨범과 1500개의 트랙이 쏟아져 나옵니다. 사실, 어느 누구도 이 많은 곡들을 전부 들어 볼 수 없습니다. 모아두면 엄청나게 많은 양이지만, 노래의 주인공들은 그 한곡을 위해 어린 시절부터 기타와 노래를 연습하고, 작곡을 하는 등 많은 노력과 시간을 거칩니다.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진 음악들은 귀 밝은 이들에게 발견됩니다. 남들보다 먼저 음악을 찾아 듣는 그들은 흙 속의 진주를 발견하듯 좋은 음악을 사람들에게 알립니다. 다양한 채널들이 존재하지만, 이 역시 음악을 접하는 하나의 방식입니다. 이제 그 초입을 지나는 노래들, 반짝반짝 빛나는 흙 속의 진주 같은 노래들을 만나보도록 하겠습니다.

 

Rejjie Snow

본명은 Alex Anyaegbunam. 레지 스노우는(Rejjie Snow)는 1993년 6월 27일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태어났습니다. 나이지리아 아버지와 아일랜드-자메이카의 출신의 어머니를 둔 그는 더블린에서 성장하다 2011년 미국으로 이주하여 대학에서 영화 및 디자인을 공부했습니다. 한 학기가 끝난 후 그는 학교를 중퇴하고 다시 아일랜드로 돌아와 음악에 집중하기 시작했고, 2013년 6월 첫 EP <Rejovich>를 발표했습니다.

Rejjie Snow 'Egyptian Luvr'(feat. Amine & Dana Williams)

래퍼 LL Cool J를 생각나게 하는 레지 스노우의 음악은 나오자마자 아이튠즈 힙합 차트에 이름을 올립니다. ‘1992’는 이전에 발표한 ‘Lost in Empathy'와 함께 유튜브 조회수 100만 회를 돌파했습니다. 2015년 6월 레지 스노우는 공식 데뷔 싱글인 <Cam O'bi>를 전 세계에서 발표하고, 이듬해인 2016년 ‘300 Entertainment’와 계약을 맺으며 새로운 싱글 <DRUGS>를 발표합니다. 그리고 그래미 어워드 수상자 Rahki가 제작한 데뷔앨범 <Dear Annie>를 2018년 2월 16일에 발매합니다.

Rejjie Snow 'D.R.U.G.S.)

레지 스노우는 아일랜드 힙합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재구성하고 있습니다. 그의 랩 스타일은 그를 괴롭히는 배경을 통해 서정적인 강렬함으로 표현되며, 아일랜드 악센트의 가사가 넘치듯 쏟아져 나옵니다. 그는 유럽의 생활 방식, 건축 및 문화가 자신이 하는 음악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습니다. 많은 매체가 그를 영국인으로 분류하고 있지만 정작 그 자신은 스스로 아일랜드를, 나아가 더블린을 대표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아일랜드에 뿌리를 둔 힙합이 갈 곳 없고, 재능과 가능성이 없다는 일반적인 편견을 뒤엎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그의 데뷔앨범 <Dear Anni>에 수록한 ‘Désolé’를 들으면서 그 음악이 지닌 매력을 느껴보겠습니다.

Rejjie Snow 'Desole' (L.A. Session)

 

R.LUM.R

R.LUM.R(Reginald Lamar Williams, Jr)은 1990년 1월 18일 미국 플로리다주 브레이든턴에서 태어났습니다. 부모님의 이혼으로 십 대 시절 대부분을 친구 집에서 보낸 그는 매너티예술학교(Manatee School for the Arts)에 다니면서 클래식 기타를 배우는 것으로 음악을 연주하기 시작했습니다. 클래식 기타 연주자로 처음 활동을 시작한 그는 레지 윌리엄스(Reggie Williams)라는 닉네임으로 다양한 EP와 LP를 냅니다.

R.LUM.R 'Bleed Into the Water'

그는 음악을 공부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고 상업 음악을 만드는 것이 음악가로서의 커리어에 더 많은 도움이 된다는 것을 깨닫고, 인터넷을 통해 전자 음악의 기초를 배우기 시작합니다. 2013년 그는 프로듀서 J. Cruz와 작업하기 시작했습니다. J. Cruz는 일주일 동안 스튜디오를 빌려 여러 명의 작곡가들이 여러 곡을 쓰는(송캠프로 불리는) 일반적인 업계 관행과는 달리, R.LUM.R 혼자서 작업 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그의 첫 싱글 ‘Show Me’, ‘Be Honest’ 및 ‘Nothing New’는 이곳에서 그렇게 만들어졌습니다. Atlantic Records는 그가 풀타임으로 프로젝트를 하도록 설득했습니다. 첫 싱글의 성공으로 그는 레지 윌리엄스에서 R.LUM.R로 이름을 바꾸고 활동하기로 결정합니다.

R.LUM.R 'Frustrated'

2016년 후반에 발표한 싱글 <Frustrated>는 스포티파이에서 거의 2천만 스트리밍을 기록한 히트곡이 되었습니다. 그의 라이브는 훌륭한 기타 연주를 바탕으로 듣는 이를 압도하는 실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엄청난 소울을 내뿜으며 공연하는 그의 모습은 마치 ‘주머니 속의 송곳’처럼 느껴집니다. 한 인터뷰에서 그는 플릿 폭시스, 서잔 스티븐스, 레이 라몬테인, 앨리엇 스미스, 라디오 헤드, 킹 크림슨, 린킨 파크, 드림 시어터 등 뮤지션들에게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계속해서 훌륭한 싱글을 발표하고 있는 그의 음악은 아마 곧 한국에서도 큰 사랑을 받지 않을까 예상해봅니다.

R.LUM.R 'Suddenly'

 

Writer

지큐, 아레나, 더블유, 블링, 맵스 등 패션 매거진 모델로 먼저 활동을 시작했다. 개러지 록밴드 이스턴 사이드킥(Eastern Sidekick)과 포크밴드 스몰오(Small O)를 거쳐 2016년 초 밴드 아도이(ADOY)를 결성, 팀 내에서 보컬과 기타를 맡고 있다. 최근 첫 에세이집 <잘 살고 싶은 마음>을 발간했다.
오주환 페이스북
오주환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