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스마트폰의 사용이 우리네 삶을 갉아먹는다고는 하지만, 이따금 스마트폰이 존재하지 않던 불과 몇 년 전의 삶을 되돌아보면 불편해서 어떻게 생활했나 싶을 정도로 막막한 순간들이 있다. 그만큼 스마트폰에 대한 사람들의 의존도가 높아졌다는 말이 되기도 하지만, 항공권 예매, 지도, 숙박, 등 무수한 앱들이 우리의 일상에 제공한 편리성만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아래의 영상은 예기치 않은 앱 서버의 다운이 어떻게 전 세계를 혼란에 빠트리는지 과장된 연출로 보여준다. 앱(App)과 세계의 종말을 뜻하는 아포칼립스(Apocalypse)를 합성한 제목(<Appocalypse>)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 종말에 가까운 공황이 영상 속에 펼쳐진다. 

<Appocalypse>는 2017년 6월 애플 세계 개발자 회의(WWDC)의 오프닝 영상이자, 앱 개발자들을 위한 헌정 작품이다. 출근 1일 차 애플 직원의 실수로 인해 발생한 이 ‘재난’은 전 세계를 걷잡을 수 없는 혼란으로 몰아넣는다. 앱 서버가 다운된 상황에서 사람들은 구글맵을 볼 수 없어 추돌사고를 내고, 각국에서는 비상사태를 선포하며 상황의 심각성을 보도한다. 과장법을 ‘제대로’ 사용한 이 영상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한발 더 나아가 엉뚱하고 아이러니한 상상들을 잔뜩 펼쳐 놓는다.

하루아침에 노점상으로 전락한 앱 스토어

셀피티스(Selfitis)가 인스타그램에 셀피를 올릴 수 없자 사진을 직접 프린트해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앱 스토어가 노점상처럼 길거리에 다닥다닥 들어서며, 어떤 이는 망치로 사탕을 깨부수며 ‘캔디 크러시’ 게임을 직접 체험하는 등 황당무계한 설정들이 아무렇지 않게 펼쳐진다. “계속해서 앱을 개발하십시오. 세계는 당신에게 달려있습니다(Keep making apps. The world is depending on you)”라는 엔딩 문구까지 보고 나서야 영상이 강조하는 ‘앱 개발’의 중요성에 대한 메시지를 어렴풋이 눈치챌 수 있다. 물론 영상만큼의 ‘한심한’ 상황은 일어나지 않겠지만, 어느 날 갑자기 앱이 사라진다면 일상생활 속에서 적지 않은 ‘공황’을 겪을 시대가 되었음을 공감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마냥 웃어넘길 수만은 없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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