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스(Vice) 산하의 웹진 <Motherboard>는 인터넷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노래로 토토(Toto)의 ‘아프리카(Africa)’를 꼽았다. 얼마 전 30억 조회수를 돌파한 싸이의 ‘강남 스타일’을 들지 않더라도, 근래에 수억 조회수를 넘기는 노래를 찾기는 그리 어려운 게 아닌데 말이다. 1980년대를 대표하는 소프트 록 밴드 토토(Toto)의 네 번째 앨범 <Toto IV>(1982)에 수록되어 빌보드 톱에 올랐던 히트곡이긴 하나, 이미 35년이 지난 일이다. 한 세대가 지난 올드 팝이 최근 인터넷에서 새롭게 회자되며 새로운 밈(Meme)*으로 떠오른 이유를 알아보았다.

*밈(Meme)- 인터넷의 주요 문화 요소와 유행하는 것들을 일컫는 말

 

막연한 노스탤지어

인류는 수백만 년 전 아프리카에서 태어나 다른 대륙으로 뻗어 나갔다. 이주 지역인 아시아, 유럽, 아메리카 대륙은 번영을 누리지만, 정작 인류의 고향인 아프리카는 문명에서 소외되었고 그곳을 여행하는 사람은 드물다. 인류의 뿌리이지만 가본 적이 없고 TV의 동물 다큐멘터리나 유니세프 후원 영상으로 보아온 곳이라, 막연한 노스탤지어를 느끼는 사람도 많고 특히 미국은 아프로-아메리칸(흑인)들은 자신의 뿌리로 아프리카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다. 토토의 ‘Africa’는 ‘인류의 노스탤지아’ 라는 보편적인 정서를 공유한 것이다.

토토 ‘Africa’ MV

 

아프리카 민주화에 대한 열망

토토의 네 번째 앨범 <Toto IV> 재킷

토토의 키보디스트 데이비드 페이치(David Paich)는 아프리카의 참상에 대한 다큐멘터리 방송을 보고 충격을 받아 이 곡을 쓰게 되었다고 토로했다. 아프리카 대륙은 역사적으로 기아와 질병, 그리고 독재와 내전으로 상처받았으나, 최근 튀니지, 요르단, 모로코, 리비아, 이집트 등지에서 민주화가 자리 잡고 있으며 수십 년간 철권통치를 이어온 장기 독재자들이 축출되고 있다. 토토의 ‘Africa’ 열풍에는 아프리카의 민주화와 경제적 도약을 지원하는 열망이 담겨있다.

미국 유타주의 피자 레스토랑 버스킹. 9백 3십만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친근한 멜로디와 은유적인 가사

이 노래의 첫음절은 ‘I Hear the Drums Echoing Tonight(오늘 밤 북소리가 메아리치네요)’로 시작해서, ‘I Bless Rains Down in Africa(아프리카에 비가 내리길 빌어요)’라는 후렴구로 이어진다. 아프리카를 여행 중인 방문객이 비 내리는 밤에 감상에 젖은 것일 수도 있고, 아프리카의 민주화와 풍요를 열망하는 메시지일 수도 있다. 아프리카 드럼인 콩가(Conga)와 마림바(Marimba)는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며, 멤버들의 조화로운 코러스가 특히 돋보이는 곡으로, 흔히 여럿이 함께 부르기 좋은 노래로 인식된다.

노르웨이에서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레오의 헤비메탈 버전. 3개월 만에 9백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스웨덴의 아마추어 뮤지션. 3백 3십만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보편적인 패러디 열풍

전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킨 1990년대 스페인 음악 ‘마카레나’(Macarena)와 최근 싸이의 ‘강남 스타일’에는 패러디 열풍이 있었다. 독특한 마카레나 댄스와 말춤을 따라 하는 영상이 온라인에 올라오며 신드롬이 시작되었다. ‘Africa’도 구글을 검색하면 약 33만 건의 패러디 영상을 찾을 수 있다. ‘강남 스타일’의 약 5백 7십만 건에 비하면 적은 편이나 보편성과 문화적 영향 측면에서 보면 전례를 훨씬 뛰어넘었을지도 모른다.

슬로베니아의 일반인 합창단 ‘Perpetuum Jazzile’. 2천만 조회수를 돌파했다
로스앤젤레스의 교회 합창단 ‘Angel City Chorale’. 7백 8십만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토토 멤버들은 ‘Africa’가 그들의 최대 히트곡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말했다. 앨범 <Toto IV>의 마지막 한 트랙을 채우기 위한 곡이었을 뿐인데, 앨범이 그래미에서 6개 부문을 석권하고 곡 자체로 빌보드 1위에 오르며 35년이 지난 오늘날 인터넷 밈으로 뜨겁게 떠오르는 기현상을 펼치게 됐다.

토토의 최근 ‘Africa’ 실황 연주(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