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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에서 제작된 단편영화 <The Silent>(2015)는 이미지와 은유로 가득 차 있고, 대사와 친절한 설명은 전혀 없다. 빨간 옷의 소녀에게 비치는 생경하고 불길한 비주얼, 음산한 배경음악은 관객의 긴장과 불안을 점차 고조시킨다. 오래전의 스웨덴 공포영화 <Let the Right One In>(2008)이나 김지운 감독의 <장화, 홍련>(2003)을 떠올리게 만드는 이 단편영화는, 약 30여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으며 다섯 건의 상을 탄 화제작이다.

<The Silent>는 10여 년간 영화 편집기사로 일한 토니 티카넨(Toni Tikkanen)의 첫 감독작으로, 그는 이 영화에 대해 이런 코멘트를 남겼다.

<The Silent>는 나의 잠재의식과 악몽에서 비롯되었다. 악몽과 같은 수면의 아래에는 가족, 상실, 정신이상, 어린 시절의 공포가 결합한 비극적인 이야기가 있다. 이를 다소 실험적인 영상으로 만들어 보았다.

나는 <The Silent>를 공포영화로 만들고 싶지 않았다. 대신 억제된 톤으로 얘기하는 동화 같이 만들고 싶었다. 왜냐하면 나의 목표는 관객을 놀라게 하는 것이 아니라 어린아이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끌어내 (중략) 관객들을 잠재의식이나 가위눌림의 세계를 경험하게 하는 것이 주된 목표였다.

이제 <The Silent>를 다시 보고 감독은 핀란드의 외딴집을 배경으로 무슨 비극적인 이야기를 하려는 것인지, 천을 쓴 남자와 가방을 든 남자는 무엇을 의미하는지 다시 생각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