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은 재임기간 중 노예해방, 남북전쟁 승리, 게티즈버그 명연설 등으로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역사적 인물이다. 분열된 국론을 화합하기 위해 노력하던 중, 그의 흑인 투표권 연설에 격분한 배우 존 윌크스 부스(John Wilkes Booth)에게 포드 극장에서 암살된다. 이 암살사건은 영화나 다큐멘터리 소재로 자주 나올 정도로 너무 유명하다. 이때가 1864년이니 지금으로부터 백 오십년을 훌쩍 넘은 오랜 옛날이다.

링컨 암살사건을 묘사한 영화의 한 장면

이 사건을 목격한 증인이 미국 TV쇼에 나왔다면 매우 놀라운 일이다. 1956년 CBS 방송국 인기 쇼였던 <I’ve Got a Secret>에 출연한 사무엘 시모어(Samuel J. Seymour, 1860~1956) 는 당시 96세의 고령이었다. 고향 메릴랜드에서 TV 출연을 위해 잠시 와있던 뉴욕 호텔의 계단에서 넘어져 오른쪽 눈 위에 대형 반창고를 붙이고 출연해, 그의 비밀을 알고 싶어하는 패널의 질문에 성실히 답변했다. 그는 네 살 때 링컨 대통령이 암살된 포드 극장에서 친지와 함께 역사의 현장을 목격했던 유일한 생존자였다.

1956년 2월 CBS 패널쇼 <I’ve Got a Secret>에 출연한 시모어

당시 그는 링컨 대통령이 있던 발코니의 맞은 편에 앉아 대통령이 관객에게 손을 흔들고 웃는 모습을 정확하게 볼 수 있었다. 이윽고 총소리가 들렸고 대통령의 몸이 앞으로 기우는 것을 보았고 암살범이 무대 위로 뛰어내리다 다리를 삐는 역사의 현장을 직접 목격한 것이다.

워싱턴D.C.에 보존된 포드 극장의 암살 현장

시모어는 TV 출연 후 2개월 만에 자택에서 조용히 눈을 감았다. 그가 마지막으로 남긴 영상 한 편만이 온라인에 전해지며 150년이 지난 역사적 사건을 전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