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이 작열하는 여름, 이전부터 어딘가 여름에 꼭 어울리는 세 뮤지션, 솔루션스, 위아더나잇, 윌콕스. 음악은 물론이고 앨범 아트웍부터 뮤직비디오에 이르기까지, 저마다 하나의 줄기로 찰랑거리는 한 여름의 음악을 두루 들어보고, 잠시 무더위를 식히자. 

 

위아더나잇 <그대야 안녕>

‘감성적인 밤’을 노래하는 밴드 위아더나잇(We Are The Night). 일렉트로닉 신스팝 장르의 음악을 감성적인 가사와 편안한 어쿠스틱 사운드를 통해 풀어낸 위아더나잇의 음악은 귀에 거슬리지 않으면서 편안하게 흡수되는 장점을 지녔다. ‘그대야 안녕’에서도 확실하게 주도권을 잡고 있는 건 역시 신시사이저. 몽글몽글 피어나는 감성적인 멜로디 사이로 통통 튀는 질감의 신디 사운드를 촘촘히 박아 넣어 입체적인 느낌을 놓치지 않는다. 뮤직비디오는 동료이자, 절친한 친구 사이인 멤버들이 둘러앉아 시간이 흐르는 것을 안타까워하며, 서로를 위로하던 어느 여름밤의 이야기를 담았다. 요즘같이 쉽사리 잠이 들지 못하는 여름밤에는, 찰랑거리는 물결과 부서지는 파도를 연상케 하는 위아더나잇의 음악이 묘약이다.

위아더나잇 '그대야 안녕'

 

솔루션스 <All That You Want>

뜨거운 여름을 청량하게 적셔줄 탄산수 같은 밴드 솔루션스(THE SOLUTIONS)의 ‘본격 여름맞이’ 싱글이다. 지난 2017년, SM 디지털 음원 공개 채널 ‘SM STATION’ 시즌 2를 통해 공개한 결과물로, 청량한 기타 리프와 캐주얼하면서도 무게감 있는 사운드, 점층적으로 더해지는 악기 및 코러스가 한데 어우러져 열정적인 에너지를 뿜어내는 댄서블한 곡이다. ‘빨간 Sports car/지갑엔 전능한 Credit card/두 눈 가득 반짝거리는 Gold bar’ 같은 물질만능주의와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만을 좇는 이들의 모습을 은유적으로 그려낸 노랫말을 되짚어보는 것도 꽤 신선하다. 그야말로 록과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감각적으로 버무려내는 솔루션스의 음악적 아이덴티티를 여실히 확인할 수 있는 곡. 어딘가 1980, 90년대 홍콩 비디오를 보는 것 같이 빈티지스러움을 풍기는 뮤직비디오와 함께 들으면, 청량감은 두 배다.

솔루션스 'All That You Want'

 

윌콕스 <Rain Man>

여름날 갑자기 쏟아지는 소나기처럼, 예상치 못한 순간에 문득 찾아오는 기억들이 있다. 2017년, 스물여섯 살의 윌콕스(Wilcox)에게는 철없던 시절의 기억이 찾아왔다. 그건 오랜 기억이기도, 불과 얼마 전 기억이기도 하다. 윌콕스는 2015년 데뷔했다. 당시에는 노래도 하는 힙합 래퍼였다. 다음에는 영락없이 랩을 녹여 내는 R&B 보컬이었다. 그런데, 음악을 들으며 장르와 역할을 구분 짓는 건 아무래도 소용없는 일. 직접 곡을 만들고, 보컬과 랩을 구분 없이 오가는 윌콕스에겐 때마다 꺼내든 앨범이 곧 자신의 장르이자 역할이다. 이번 앨범의 장르는 음악적 동기를 불태우던 시절부터 현재를 관통하는 자서전이다. 누구나 한번쯤 외쳐본 자기 고백일지라도, 여름날 빗소리에 더해진 윌콕스의 고백은 평범보단 편안하다. 목소리는 여전히 감미롭고, 노랫말은 한층 깊어졌다. 영화 <트루먼 쇼>에서 영감을 받은 윌콕스는 곡 도입부에 짐 캐리의 대사를 넣었다. 솔직한 고백을 마친 윌콕스도 문을 열고 새로운 세계로 나가게 되었을까? 그렇게 ‘Rain Man’을 듣다 보면 장마처럼 축축했던 시절의 기억이 어느새 맑게 마른다.

Wilcox 'Rain Man' M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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