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플래쉬>(Whiplash)는 2014년 당시 20대 후반이었던 다미엔 차젤레 감독이 3백 3십만 달러(약 40억 원)의 저예산으로 16일만에 촬영한 영화다. 이 작은 영화는 전 세계 극장에서 4천 9백만 달러를 벌어들였고, 아카데미 3개 부문을 수상하면서 파란을 일으켰다.

사실 음악영화는 보통 감동을 주는 스토리가 일반적이나, 이 영화는 드물게 팽팽한 긴장감과 갈등관계를 끝까지 끌고 간다. 화제의 5분 엔딩신을 다시 감상해 보자.

<위플래쉬> 엔딩 신

영화는 재즈 역사상 최고의 속도와 파워를 자랑하던 버디 리치(Buddy Rich, 1917~1987)를 자주 언급한다. “버디 리치가 환생한 것 같다”는 대사, 주인공의 드럼키트 위에 붙어 있던 버디 리치의 포스터 등 영화 전체에서 그의 영향력이 강하게 느껴진다. 이참에 그의 전설적 연주 장면을 감상해 보자.

버디 리치의 유명한 드럼 솔로
1940년대의 Buddy Rich Big Band

호평 속에 흥행했지만, 영화의 서사는 재즈 열성 팬의 반발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재즈 같이 창의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장르에서, 음악적 영감이 아닌 군대식 훈련이 얼마나 연주의 완성도에 기여할 수 있는가가 화두였다. 여기에는 버디 리치의 거친 성격과 욕설에 대한 반감도 상당히 내포되어 있을 것이다. 그는 평생 친구인 프랭크 시나트라(Frank Sinatra)와도 자주 다퉜고, 공개석상에서 여배우에게 뺨을 맞은 적도 있었다. 그의 밴드 멤버들을 사정없이 욕설로 몰아치기도 했는데, 그의 욕설을 녹음한 파일이 유튜브에 올라와 많은 사람을 경악하게 했다.

밴드 멤버들에게 욕설을 퍼붓는 버디 리치 음성 파일

그럼에도 버디 리치는 드럼 연주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유명한 드러머들과 자주 드럼 배틀을 벌였는데, 엄청난 속도와 정확성으로 상대를 압도했다. 그는 재즈 이외의 음악은 거들떠보지도 않았지만, 젊은 록 드러머들은 그의 연주법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 ‘레드 제플린’의 존 본햄, ‘딥 퍼플’의 이언 페이스, ‘제니시스’의 필 콜린스 등이 대표적이다.

자니 카슨쇼에 출연한 버디 리치(1978)

영화 <위플래쉬>는 상업적으로 성공한, 한편으로는 논란에 다시 불을 지핀 문제작이다. 비인격적 훈련이 얼마나 음악적 가치를 높일 수 있는지, 그리고 전설적인 드러머 버디 리치가 진정한 재즈 아티스트인지, 아니면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예능 탤런트인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