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소녀가 백팩에 엄마가 싸준 샌드위치를 넣고는 학교로 걸어간다. 때로는 경쾌하게, 때로는 느긋하게, 자각이나 신체의 변화, 그리고 주위의 환경에 따라 끊임없이 변해가며 인생의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단 4분 만에 한 여자의 일생을 유머러스하게 보여주는 단편 애니메이션 <Sidewalk>은 뉴욕에 사는 애니메이터 셀리아 불윈켈(Celia Bullwinkel)이 영화나 광고 분야에서 프리랜서로 일하며 자투리 시간에 틈틈이 작업하여 4년 만에 완성하였다. 누군가의 의뢰를 받은 것이 아니라, 혼자 기획하고 제작한 첫 감독 작품인 것이다.

이 작품은 2014년 온라인에 올라오자마자 수백 만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주목을 끌었다. 20여 개의 영화제에 초청을 받아 “감동적인”, “가슴이 훈훈한” 작품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감독은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여성의 일생을 그렸지만, 보는 사람에 따라 생각이 다를 수도 있고 남녀 간의 공감 정도에 차이가 있을 수도 있다. 어찌 보면 한 여자의 일생이라기보단 우리 모두에게 적용될 수 있는 보편성이 엿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한 인생을 20여 단계로 나누어 특징적으로 묘사한 점과 각 단계마다 다른 재즈 톤으로 연주된 오리지널 배경음악은 조화롭게 다가온다.

셀리아 불윈켈 감독(왼쪽에서 세번째)과 배경음악 연주자들

감독은 2D로 제작된 첫 작품을 뒤로하고 3D 애니메이션 툴을 열심히 배우고 있다고. 두 번째 작품은 3D 애니메이션으로 감상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셀리아 불윈켈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