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캣 시티>

Cat Cityㅣ2017ㅣ감독 Victoria Vincentㅣ3분

가출한 고양이가 번화한 도시에 셋방을 얻어 살면서 멋진 독립생활을 꿈꾼다. 화려한 손기술 덕분에 미용사로서의 수입도 짭짤하지만 매일 밤 어디선가 들려오는 의문의 비명은 고양이를 극심한 스트레스에 빠트린다. 소음 때문에 잠을 이룰 수 없는 고양이는 급기야 폭음을 시전하고, 평탄했던 도시 생활에 점차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모든 것을 잃은 고양이는 다시 평온을 되찾을 수 있을까?

<캣 시티>를 연출한 캘리포니아 출신의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애니메이션 감독 빅토리아 빈센트(Victoria Vincent)는 고향을 떠나, 본격적인 독립생활을 시작할 때쯤 자신이 느꼈던 소외감과 무기력을 ‘고양이’에 투영했다. 자신을 애타게 찾는 주인의 기다림도 마다한 채 행복을 찾아 도시에 왔으나, 지독한 소음과 도시의 냉혹함을 견디지 못하고 반강제로 도시에서 ‘축출’당한 고양이의 신세가 마냥 남의 얘기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삐뚤빼뚤한 선이 그대로 드러난 부산하고 거친 그림체와 정신없이 휘몰아치는 전개, 신경질적인 재즈 사운드가 삼박자를 이루며 도시에 적응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고양이의 심신을 적나라하게 비춘다. 화려한 조명이 이글거리는 도시의 밤과 폭음에 찌든 갈 곳 잃은 눈동자는 고양이의 불안한 심리를 더욱 극대화하며 애니메이션에 역동적인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맨체스터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재즈펑크 밴드 Ask My Bull의 폭발적인 연주를 배경음악으로 삽입해 몰입도를 높였다.

빅토리아 빈센트 감독의 자유분방한 에너지가 살아있는 그림과 애니메이션은 감독의 텀블러와 비메오 계정에서 모두 만나볼 수 있다.

Victoria Vincent 비메오
Victoria Vincent 텀블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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