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디에이드, 안녕하신가영, 서사무엘, 적재, 최낙타 프로필사진

꽃과 더불어 만물이 생동하기 좋은 계절이라, 봄에 나온 음악도 신선하다. 한껏 따뜻해진 봄바람을 맞으니 자연스레 정다운 축제도 떠오른다. 그런 봄과 음악의 축제하면 빠질 수 없는 '뷰티풀 민트 라이프'(이하 ‘뷰민라’)가 곧 다가오고 있다. 올해로 여덟 번째를 맞는 뷰민라는 그동안 개성 있는 뮤지션들을 한 자리에 모으며, 인디 음악 신의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그만큼 뷰민라의 라인업은 믿고 들을 만한 뮤지션 목록이라 해도 좋다. 데이브레이크, 정준일, 어반자카파, 옥상달빛, 신현희와김루트 등 이번 역시 이름만 들어도 놓치면 아쉬울 뮤지션들이 잔뜩 포진한 가운데, 유독 눈에 띄는 신선한 이름들을 소개해본다. 몰랐다면 꼭 알아 두어야 할 몇몇 뮤지션들이 마침 봄을 맞아 새로운 노래를 들려준다. 무대에서 직접 만나도 좋고, 지금 당장 플레이어로 들어도 좋다.

 

디에이드 ‘닮은거래요’

2016년 10월 첫 앨범을 선보인 그룹 디에이드는 얼핏 신인 같은 인상을 내뿜지만, 정체성을 확인하고 나면 그렇지 않음을 단번에 알 수 있다. 디에이드는 2010년 데뷔 후 유명 드라마 OST와 다수의 앨범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온 어쿠스틱 콜라보의 두 멤버, 안다은(보컬)과 김규년(기타)이 새롭게 시작한 밴드다. 소속사를 바꾸면서 한층 독립적인 음악성을 내세우며 돌아온 그들은 ‘다시 태어났다’는 의미로 첫 EP 앨범 <Reborn>을 발표하며 다양한 스타일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대표곡 '사랑, 해도 될까요?'는 어쿠스틱 스타일을 넘어선 풍성한 밴드 사운드와 관현악을 덧붙였다. 한편, 여전히 드라마 OST와 광고음악 참여도 활발한 가운데, 디에이드 특유의 변하지 않는 감성이 담긴 최신곡 ‘닮은거래요’를 감상해보자. 역시 봄에 더욱 어울리는 뮤지션답게 부드럽고 따뜻한 감성을 경쾌한 포크 팝으로 풀어낸다.

 

안녕하신가영 ‘그리움에 가까운’

<단편집 - 그리움에 가까운> 전곡 트레일러

친절한 안부를 묻는 듯한 이름으로 호기심을 자아내는 싱어송라이터 ‘안녕하신가영’. 본명은 백가영이다. 이미 알 만한 사람은 다 알 테지만, 그래서 모르면 더욱 아쉬운 뮤지션이기도 하다. 역시 신인이라 부르기 무색한 그는 앞서 좋아서 하는 밴드의 멤버로 활동하다 2013년 말에 싱글 앨범 <우리 너무 오래 아꼈던 그 말>을 통해 솔로 싱어송라이터로 첫걸음을 뗐다. 밴드와는 전혀 다른 자신만의 방향을 찾아낸 안녕하신가영은 스스로 안부를 묻는 듯한 진솔한 노랫말과 정돈된 멜로디가 매력인 음악으로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다. 2016년 초부터 ‘단편집’이라는 이름으로 각 계절의 사이를 노래한 4장의 싱글 곡을 발표했고, 계절이 한 바퀴 돌아온 올봄에는 새로운 한 곡을 더해 EP 앨범 <단편집 - 그리움에 가까운>을 완성했다. 타이틀곡 ‘그리움에 가까운’으로 마무리되는 앨범은 안녕하신가영이 최근 발간한 에세이집 <언젠가 설명이 필요한 밤>과 궤를 같이하는 한 권의 소설 같기도 하다. 소박하지만 따뜻한 위안을 건네는 그의 노래를 만나보자.

 

서사무엘 ‘Cliché’

주로 포크, 팝, 발라드 스타일을 내세운 뷰민라 음악가들 사이에서 R&B, 힙합, 신스팝 같은 색채를 띠는 서사무엘은 분명히 튀는 이름이다. 2010년부터 이따금 싱글 곡을 발표하던 그는 2015년 첫 정규 앨범 <FRAMEWORKS>을 통해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지금은 마땅히 손꼽히는 힙합 뮤지션이다. 특히 앨범 모든 곡의 작사, 작곡, 랩, 노래를 직접 해내고, 랩과 노래를 경계 없이 뒤섞은 특유의 스타일을 선보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불명확한 경계를 마구 오가는 서사무엘의 음악은 그래서 더 낯설 법하지만, 2016년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최우수알앤비&소울음반상을 받으며 평단과 대중 모두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2016년 발표한 정규 2집 <EGO EXPAND (100%)>로는 여러 피처링 아티스트와 함께 더욱 확장한 자신의 영역을 드러냈다. 최근에는 그룹 포미닛에서 솔로로 데뷔한 전지윤과 협업한 앨범 <Cliché>를 발표했다. 상투적이고 진부한 표현을 뜻하는 '클리셰'라는 말과 다르게 단연 색다른 카리스마를 선보이는 뮤지션의 매력이 잘 묻어난 곡이다. 특히 서사무엘의 뮤직비디오에서 종종 볼 수 있던 독특한 일러스트 영상으로 감상하면 역시 진부할 리 없는 신선함이 배가 된다.

 

적재 ‘별 보러 가자’

본명 ‘정재원’으로 노래해온 그가 올해 3월에는 ‘적재’라는 이름으로 EP 앨범 <FINE>을 발표했다. 2014년 정규 앨범 <한마디>를 통해 솔로 싱어송라이터로 출발한 정재원은 사실 다양한 아티스트들의 앨범과 공연에서 기타리스트이자 작/편곡자로 활약하며 이미 ‘적재’라는 이름으로 더 알려진 음악가다. 대중에겐 아직 풋풋하게 들리는 이름과 달리 탄탄한 실력을 쌓아온 적재는 작사, 작곡, 편곡, 프로듀싱을 비롯해 단연 믿을 만한 보컬과 기타 사운드를 들려준다. 한편, 그는 재즈펑크밴드 JSFA(Jazz Snobs Funk Addicts)의 멤버로 활동하며 재즈 신에도 적잖은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장르를 가리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거듭해온 태도는 잔잔한 목소리로도 뚜렷한 개성을 내뿜는 적재만의 스타일로 완성됐다. 봄바람을 쐬듯 편안한 마음으로 들으면 더 선명하게 다가오는 적재의 노래를 감상해보자.

 

최낙타 ‘Grab me’

2013년에 데뷔한 싱어송라이터 최낙타는 항간에 국회의원이었던 아버지의 이름과 같이 언급되기도 했지만, 자신의 음악에 관해서 어떠한 소문 없이 스스로 실력을 쌓아온 싱어송라이터다. 솔로로 데뷔하기 전 밴드 Room217과 빨간의자의 기타리스트로 활동해온 최낙타는 기타뿐 아니라 여느 걸출한 싱어송라이터 못지않은 작사, 작곡, 보컬 실력을 갖추고 꾸준히 앨범을 발표해왔다. 특히 이번 4월에 발표한 앨범 <조각, 하나>는 그동안 싱글 앨범만을 내놓던 그가 공개한 첫 번째 정규 앨범 시리즈라 뜻깊다. 그가 앞으로 더 보여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에 관한 고민과, 음악가로서 더욱 완성도 높은 정체성을 새기려는 노력을 담았다. 이번 앨범에서 최낙타 특유의 위트 넘치는 노랫말과 멜로디가 한층 돋보이는 이유다. 하반기에 공개할 정규 앨범의 나머지 조각도 기대해봄 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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