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음악시장에서 서부 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가 돌풍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2억 명을 훌쩍 넘겨 세계 여섯 번째로 많은 인구를 가지고 있으며, 1960년까지 영국의 식민지로 영어를 공용어로 하고 있어 세계 문화에 빠르게 녹아드는 데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음악 시장의 급속한 성장과 더불어, 1999년부터 민선 정부가 집권하고 있어서 아프리카 국가들 중 빠르게 민주화가 진행되어 왔다. 1960년대부터 아프로비트(Afro Beat) 음악을 개척한 펠라 쿠티(Fela Kuti)나, 나이지리아 출신의 영국 가수 샤데이(Sade)가 1980년대 세계적인 돌풍을 일으키며 잠재력을 이미 보여준 적 있다. 이제 2000년대에 들어서자 나이지리아 뮤지션들이 심심찮게 영국과 미국 음악차트에 이름을 올리면서 아프로비츠(Afrobeats)라는 새로운 용어가 등장했으며, 2022년에는 빌보드에 새로운 차트를 신설하게 했다. 스포티파이 월별 청취자수를 바탕으로 아프로비츠를 대표하는 뮤지션 다섯을 알아보았다.

 

버나 보이(Burna Boy)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나이지리아 뮤지션으로, ‘King of Afrofusion’이라 불린다. 영국으로 진출해 음악을 전공한 후 데뷔 앨범 <L.I.F.E.>(2012)의 ‘Like to Party’가 히트하며 일찍 영국 시장에서 성공했으며, 2017년부터 미국의 워너뮤직 산하 애틀랜틱 레코드와 계약을 맺으면서 본격적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했다. 2020년에는 다섯 번째 앨범 <Twice as Tall>로 그래미를 수상하였다. 롤링스톤지는 그를 역대 최고의 싱어 200명 중 197위에 올렸으며, 스포티파이 월별 청취자수는 1,900만에 이른다.

여섯 번째 앨범 <Love, Damini>(2023)의 히트 싱글 ‘Last Last’

 

아사케(Asake)

어머니의 이름을 자신의 예명으로 삼은 그는 2017년부터 싱글을 발표하기 시작해 데뷔 앨범 <Mr. Money with the Vibe>(2022)로 아프리카 신인으로는 세계 음악시장의 모든 기록을 경신했다. 같은 해 9월에 영국 런던의 3일 공연에서 전석 매진을 기록하기도 하였다. 지난해 두 번째 앨범 <Work of Art>(2023)를 발표하고 이를 빌보드 66위, 영국 앨범차트 20위에 올려, 나이지리아 아프로비츠 장르를 대표하는 가수의 반열에 올라섰다. 현재 스포티파이 월별 청취자 수는 630만 명에 이른다.

Asake (feat Burna Boy) ‘Sungba’(2022)

 

위즈키드(Wizkid)

11세부터 교회 친구들과 음악그룹을 결성하여 음반을 냈고, 21세에 낸 데뷔 앨범 <Superstar>(2011)부터 ‘Holla at Your Boy’ 등 히트곡을 냈다. 2014년에는 캐나다 인기 래퍼 드레이크(Drake)의 ‘One Dance’를 피처링하여 빌보드 핫100 톱에 올리면서 세계 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2018년에는 비욘세의 디즈니 프로젝트 <The Lion King: The Gift>의 ‘Brown Skin Girl’을 피처링하여 빌보드 1위와 함께 그래미 뮤직비디오상을 받기도 했다. 세계적인 페스티벌에서 가장 많이 수상한 아프리카 뮤지션 중 한 명이며, 2023년 런던 토트넘 스타디움에서의 단독공연은 매진을 기록했다. 스포티파이 월별 청취자수는 970만 명가량이다.

네 번째 앨범 <Made in Lagos>에 수록된 ‘Essence’

 

다비도(Davido)

나이지리아인 아버지가 사업차 체류하던 미국에서 태어났으나 나이지리아로 돌아와 자란 나이지리아계 미국인이며, 미국에서 대학을 다니다 중퇴하고 음악을 시작하였다. 이제까지 4장의 정규 앨범을 내며 버나 보이, 위즈키드와 함께 아프로비츠(Afrobeat)를 대표하는 3대 뮤지션으로 불리며, 나이지리아 문화대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네 번째 앨범 <Timeless>(2023)에서 앨범과 함께 싱글 ‘Unavailable’과 ‘Feel’ 등 그래미 3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스포티파이 월별 청취자수는 850만 명을 넘었다.

네 번째 앨범 <Timeless>에 수록된 ‘Unavailable’

 

Fireboy DML

나이지리아 현지에서 ‘아프로비트의 미래’라고 불리는 그는 데뷔 앨범 <Laughter, Tears and Goosebumps>(2019)가 스포티파이에 올라와 3일 동안 600만 스트리밍을 기록하며 관심을 모았다. 평론가들은 그의 음악을 ‘슬로우-그루브 팝’(slow-groove pop)이라고 부르며 ‘아프로-라이프’(Afro Life)라는 새로운 장르로 분류하였다. 두 번째 앨범 <Apollo>(2021)에 수록된 싱글 ‘Peru’를 에드 시런(Ed Sheeran)과 콜라보하여 빌보드 핫100 차트에서 2위까지 올랐다. 스포티파이 월별 청취자수는 이제 770만을 넘어서 빠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Fireboy DML & Ed Sheeran ‘Peru’(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