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영화 <퀸 앤 슬림>(Queen & Slim)은 미국의 인종차별 현실을 풍자한 영화로, BET 어워즈 최고 영화상, 블랙 릴 어워즈(Black Reel Awards) 4관왕 등 많은 상을 안은 수작이다. 당시 뜨겁게 일어났던 BLM(Black Lives Matter) 운동을 상징하고 대변하는 설정으로, ‘블랙 보니&클라이드(Black Bonnie & Clyde)’ 영화로 불리며 로튼토마토 83% 등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이 영화가 특별한 또 다른 이유는 그래미 2회, MTV 4회 수상 경력의 유명한 뮤직비디오 감독 멜리나 맷소카스(Melina Matsoukas)의 장편영화 데뷔작이라는 점이다. 그는 비욘세, 리아나, 솔란지 같은 정상급 스타들의 뮤직비디오와 나이키, 렉서스 같은 광고 제작으로 유명세를 떨친 인물인 만큼 영화업계의 주목을 끌었고, 이에 부응하듯 영화비평가협회의 신인감독상을 받았다.

영화 <퀸 앤 슬림>(2019) 예고편

뮤직비디오 감독의 영화 답게 <퀸 앤 슬림>에 수록된 영화음악 역시 세간의 호평을 받으며 음악 관련 상을 받았다. 음악감독을 맡은 뮤지션은 솔란지 놀스(Solange Knowles)가 추천한 데본테 하인즈(Devonte Hynes)로, 블러드 오렌지(Blood Orange)라는 예명으로 다양한 활동을 펼치는 프로듀서다. 맷소카스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블루스와 소울에 담긴 뿌리에서 현재의 힙합과 R&B까지, 흑인 음악의 역사적 진화를 담고 싶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 영화에 수록된 대표곡 넷에 대해 알아보았다.

 

‘Collide’ Tiana Major9 featuring EarthGang

영국 출신의 신예 싱어송라이터 티아나 메이저나인(Tiana Major9)이 미국 애틀랜타의 힙합 듀오 어쓰갱(EarthGang)을 피처링한 곡. 이 곡은 그래미상 R&B 부문 후보에 올랐으며, 블랙 릴 어워즈의 오리지널 송 부문에서 같은 영화 수록곡인 로린 힐의 ‘Guarding the Gates’를 제치고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티아나 메이저나인은 미국 모타운(Motown)과 계약 후 두번째 EP <At Sixes and Sevens>(2020)에 이 곡을 수록하였다.

 

‘Soul Sista (Remix)’ Bilal and Raphael Saadiq

R&B 싱어송라이터이자 프로듀서인 빌랄(Bilal)의 2000년 데뷔 싱글로 유명해진 곡으로, 당시 빌보드 R&B 18위에 올랐고 데뷔 앨범 <1st Born Second>(2001)에 수록되었다. 이 곡이 출반된 지 20년만에 영화 <퀸 & 슬림>에 수록하기 위해, 이 곡을 함께 만들었던 동료 싱어송라이터 라파엘 서디크(Raphael Saadiq)가 프로듀스하고 리믹스하였다.

 

‘Yo Love’ Vince Staples, 6lack, and Mereba

래퍼 빈스 스테이플스는 이 영화의 사운드트랙에 관한 제안을 받고 망설이다가, 영화 촬영분을 직접 보고 나서야 참여하기로 결심을 굳혔다. 애틀랜타와 볼티모어 지역의 음악 협업집단 ‘Spillage Group’에서 함께 활동 중인 래퍼 6랙(6lack)과 메레바(Mereba)을 초청하여 같이 노래했다. 빈스 스테이플스는 주로 솔로로 노래했고, 6랙과 메레바는 코러스를 맡았다.

 

Lauryn Hill ‘Guarding the Gates’

흑인 음악에서 빠질 수 없는 싱어송라이터이자 네오 소울(Neo Soul)을 대표하는 로린 힐의 오리지널 작곡으로, 10여년 전부터 무대 위에서는 자주 불렀으나 처음 스튜디오에서 녹음하여 발매했다. 블랙 릴 어워즈의 오리지널 송 부문 후보로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