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이라는 극한 직업으로도 성이 차지 않나 보다. 스크린으로까지 자기 영역을 확장한 이들을 보면, ‘우물을 파도 한 우물을 파라’는 속담이 무색해진다. 무대를 내려오면 한 명의 젊은 배우로 생동하는 배우 넷의 ‘지금까지의’ 대표작을 살펴보자.

 

GOT7 진영의 <눈발>

A Stray Goat ㅣ 2016 ㅣ 감독 조재민ㅣ 출연 진영, 지우

보이그룹 ‘갓세븐(GOT7)’의 진영이 주연을 맡은 영화 <눈발>이 올해 3월 개봉했다. 포털사이트에 검색하면 ‘인천공항 입국’, ‘인기가요 MC’ 같은 화려한 키워드와 함께 등장하는 그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아이돌 진영’과는 사뭇 다른 소박하고 섬세한 면모를 보여준다. 낯선 고장으로 전학 온 소년 ‘민식’(진영)은 살인자로 지목된 남자의 딸로 왕따를 당하고 있는 소녀 ‘예주’(지우)에게 마음이 쓰인다. 누군가의 고통을 때론 방관하고 때론 보듬으며 성장하는 소년, 소녀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눈발>은 <접속>(1997), <건축학개론>(2012), <카트>(2014) 등 한국 영화사의 중요한 지점을 차지한 영화들을 꾸준히 제작해온 영화사 명필름이 미래의 한국영화를 이끌어갈 진정한 영화장인을 육성하자는 취지로 설립한 명필름영화학교의 첫 작품이기도 하다.

 | 영화보기 | 옥수수 | N스토어 | 유튜브

 

EXO D.O의 <카트>

Cartㅣ 2014 ㅣ 감독 부지영 ㅣ 염정아, 문정희, 김영애, 도경수

불우한 청소년기를 보낸 남자의 트라우마적 인물이자 소설가를 지망하는 고등학생(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2014))을 시작으로, 소중한 첫사랑을 만들어가는 소년(영화 <순정>(2015)), 사기전과 10범의 형을 둔 무뚝뚝한 유도선수(영화 <형>(2016)), 꽤 능글맞은 영화감독 지망생(웹드라마 <긍정이 체질>(2016))까지 드라마와 영화를 넘나든 도경수의 필모그래피는 호기심 많은 소년이 배우로서 성장해가는 과정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듯하다. ‘엑소’의 D.O에서 배우 도경수로 처음 스크린에 그를 소개한 영화는 <카트>다. 마트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을 그린 작품으로, 도경수는 파업하는 ‘엄마’(염정아)의 아들로 분한다. 무대 위 넘치는 끼로 무장한 순한 얼굴의 아이돌과는 사뭇 다른, 사춘기 소년의 쌀쌀맞은 얼굴을 하고 나타난 그에게 관객들은 기대와 신뢰를 보냈다. “가수로 무대에 오르면 4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매력을 다 보여줘야 하잖나. 그 아쉬운 점을 연기가 채워주는 것 같다.” 그가 첫 영화 <카트> 개봉을 앞두고 <씨네21>과 한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분명 그는 지금 가장 주목받는 신인 남자 배우 중 하나다.

영화 <카트> 예고편

 

MBLAQ 이준의 <배우는 배우다>

Rough Play ㅣ 2013 ㅣ 감독 신연식 ㅣ 출연 이준, 서영희

이준은 사실 가수와 배우로서의 커리어를 동시에 시작했다. 2009년 <닌자 어쌔신>에서 정지훈(비)의 아역으로 출연했는데, 닮은꼴 외모와 액션 연기로 깊은 인상을 남긴 바 있다. 엠블랙 해체 후 본격적으로 배우의 길을 걷고 있는 그는 최근 다양한 배역을 소화해내며 장르를 넘나드는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최근 흥행한 코미디 영화 <럭키>(2015)에서는 유약하고 조금 치사한 ‘루저’를, <부산행>(2016)의 프리퀄 격인 애니메이션 <서울역>(2016)에서는 비겁하고 겁 많은 양아치 소년의 목소리를 연기했다. 그러나 배우 이준의 ‘포텐셜’을 좀 더 확인하고 싶다면 그의 단독 주연작 <배우는 배우다>를 꼭 확인해볼 것. <러시안 소설>(2012)을 연출하고 <동주>(2015)의 각본을 쓴 신연식 감독의 작품으로, 이준은 배우로 성공하겠다는 단 하나의 욕망을 안고 불나방처럼 세상에 덤벼드는 주인공 ‘오영’을 맡아 호연했다.

<배우는 배우다> 예고편

 

2PM 준호의 <스물>

Twentyㅣ 2015 ㅣ 감독 이병헌 ㅣ 출연 김우빈, 이준호, 강하늘

<스물>은 독립영화 <힘내세요, 병헌씨>(2012)로 단숨에 충무로의 핫한 신인 감독 대열에 합류한 이병헌 감독의 상업영화 데뷔작이다. 서로 너무나 다른 동네 친구 세 명이 갓 스물이 되며 벌어지는 일을 유쾌하게 담은 이 영화에서 이준호는 ‘생활력만 강한 놈’ 역할을 맡았다. 그의 캐릭터 ‘동우’는 만화가의 꿈을 위해 편의점, 치킨집 등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버는 성실한 노력파. 꿈을 향한 순수한 열정만큼 성품 역시 순진에 가까울 만큼 순수하다. 입만 산 ‘치호’(김우빈)의 말발을 멍하니 듣고 있다가 뒤늦게 그의 엉큼한 속내를 깨닫고 씩 웃는 동우의 천진한 표정은 무대에서 모두를 반하게 했던 2PM 준호의 눈웃음과는 또 다른 결로 다가온다. <감시자들>(2013)을 보는 것도 추천한다. 카리스마와 매력적인 웃음으로 무장한 감시반 에이스 ‘다람쥐’로 씬스틸러 역을 톡톡히 해낸다. 현재 그는 인기리에 방영 중인 드라마 <김과장>에서 처음 맡은 악연 연기에 몰두하고 있다. 이쯤 되면 배우라는 수식어가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영화보기│옥수수N스토어 │ 유튜브

 

Wri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