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사에 길이 남을 <매트릭스> 3부작(1999~2003)이 세상에 나온 지 18년 만에, 후속 작품이 무성한 소문을 걷어내고 마침내 선명한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주 <매트릭스: 리저렉션>의 첫 예고편 영상이 공개되어 하루 만에 조회수 2,000만을 훌쩍 넘어설 정도로 반응은 뜨거웠다. 두 주역 ‘네오’의 키아누 리브스와 ‘트리니티’ 캐리 앤 모스가 이제 중년의 모습을 드러냈고, 새로운 배우로 교체된 ‘모피어스’가 빨간 약을 건네는 장면 등 전작과 유사한 상징적 장면들이 등장하여 <매트릭스> 팬들을 설레게 한다. 올해 말 극장가를 강타할 <매트릭스: 리저렉션>이 얼마나 달라질지 미리 알아보았다.

영화 <매트릭스: 레저렉션>(2021) 예고편

 

라나 워쇼스키의 단독 작품

과거 래리 워쇼스키 시절(왼쪽)에서 현재 여성으로 성전환한 라나 워쇼스키 감독(오른쪽)

<매트릭스>의 후속 작품 제작이 공식화된 시점은 2019년 9월이었다. 당시 워너 영화사는 라나 워쇼스키가 단독으로 감독을 맡을 것이며, 키아누 리브스와 캐리 앤 모스가 주연으로 돌아올 것이라 밝혔다. 동생 릴리 워쇼스키는 쇼타임 코미디 드라마 <Work in Time>의 집필과 제작에 매여 있기도 하지만, 워쇼스키 자매의 부모님이 연이어 생을 마감하여 심적인 충격이 크다고 알려졌다. ‘라나’는 영화 <주피터 어센딩>와 드라마 <센스 8>의 작가들과 스태프로 팀을 꾸려, 2020년 2월부터 촬영에 돌입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촬영이 잠시 중단되기도 했으나, 2020년 11월에 간신히 촬영을 마치고 편집을 시작했다.

 

젊은 ‘모피어스’의 등장

<매트릭스: 리저렉션>(2021)은 오리지널 <매트릭스>(1999) 3부작 스토리의 뒤를 이어간다. 이에 따라 <매트릭스> 3부작에 출연했던 배우들이 다시 등장하여 배역을 계속하지만, 유독 ‘모피어스’의 로렌스 피시번과 ‘에이전트 스미스’ 역의 휴고 위빙이 캐스팅 리스트에서 빠졌다. 로렌스 피시번은 뉴스 인터뷰에서 유독 자신이 빠진 사실에 대해 실망을 드러낸 바 있다. 젊은 ‘모피어스’의 배역을 맡은 배우는 야히아 압둘마틴 2세(Yahya Abdul-Mateen II), 지난해 <왓치맨>으로 에미 남우조연상을 받았던 배우다. ‘네오’의 상대 악역을 맡았던 휴고 위빙은 원래 출연이 유력했으나 협상 끝에 스케줄이 맞지 않아 결렬된 것으로 밝혀졌다.

영화 <매트릭스>(1999)에서 ‘화이트 래빗’을 따라가 ‘트리니티’을 만나게 되는 ‘네오’

 

새 얼굴 캐스팅

마블 드라마 <아이언 피스트>에 출연했던 제시카 헤닉

미국 드라마에 출연하여 익숙해진 새로운 배우 또한 많이 등장한다. 마블 드라마 <아이언 피스트>에 전사로 나왔던 제시카 헤닉(Jessica Henwick)와 FBI 드라마 <마인드 헌터>에서 홀든 경사로 나왔던 조나단 그로프(Jonathan Groff)가 대표적이다. 드라마 <센스 8>에서 감독과 함께 호흡을 맞췄던 나이지리아 출신 배우 토비 오뉴비어(Toby Onwumere), 독일 배우 맥스 리멜트(Max Riemelt), 멕시코 배우 에렌디라 이바라(Erendira Ibarra), 그리고 브라이언 J. 스미스(Brian J. Smith)도 출연한다. 새로운 ‘오라클’ 배역을 맡은 프리얀카 초프라(Priyanka Chopra)는 인도 배우로, 2000년 미스 월드를 수상했다.

 

OST ‘White Rabbit’

<매트릭스: 리저렉션>(2021)의 예고편에는 제퍼슨 에어플레인(Jefferson Airplane)의 ‘White Rabbit’(1967)이 배경음악으로 나온다. 영화 촬영지인 샌프란시스코의 대표 밴드였으며, 보컬리스트인 그레이스 슬릭(Grace Slick)이 어린 시절 읽은 <Alice in Wonderland>(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영감을 받아 가사를 써내려 갔다는 명곡이라, <매트릭스>의 철학과도 맞아 떨어지는 곡이라 할 수 있다. ‘Follow White Rabbit’은 새로운 세계에 눈을 뜨게 된다는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

제퍼슨 에어플레인(Jefferson Airplane)의 ‘White Rabbit’(19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