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행>

2015ㅣ감독 반유진ㅣ12분ㅣ출연 우용희, 서누리, 김지한, 김완규, 이종운

아버지가 어린 아들을 업고 철길 위를 걷고 있다. 문득 가던 길을 멈춰서 아들에게 이제 혼자 걸어가라고 말하는 아버지. 어린 아들은 그 말의 의미를 잘 이해하지 못한다. 아버지와 헤어진 아들은 철길을 따라 성장해 소년이 되고, 입대하고, 배우자를 만나 결혼을 해 가정을 꾸린다. 그리고 아버지가 된 아들에게도 어릴 적 아버지가 했던 말의 의미를 헤아리는 순간이 온다.

단편영화 <초행>

우리는 흐르는 시간을 막아 세울 수도, 거스를 수도 없다. 그저 숨을 쉬고 살아있는 한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서 결단을 내리고 앞으로 걸어가야만 한다. 두 갈래의 철길 위에서 한 방향을 선택해야만 했던 주인공의 삶처럼 말이다. 영화는 한 남자의 삶을 철길 위에 고스란히 녹여냈다. 영화의 마지막에 이르러 던져지는 “네 맘 다 안다, 수고 많았다”라는 대사는 이 세상 모든 ‘아버지’에게 바치는 위로다.

당시 전년도에 갓 서울영상고등학교를 졸업했던 반유진 감독의 수상내역은 일찌감치 심상치 않았다. 만 19세의 어린 나이에 벌써 충무로단편영화제, 서울세계단편영화제를 비롯한 다수의 영화제에서 작품상과 감독상을 받은 것. 고교 2학년 때 만든 영화 <죄수생>(2014)은 2016년 아일랜드에서 개최한 제24회 프레쉬 필름 페스티벌에 초청돼 국제단편경쟁부문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한편, 반유진 감독의 작품에 매번 주인공으로 출연하며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였던 배우 우용희도 주목하자. <죄수생>(2014), <무관심>(2015)과 같은 반유진 감독의 작품을 비롯해, <메이드 인 차이나>(2015), <뷰티 인사이드>(2015), 드라마 <오마이 비너스>(2015) 같은 작품에 단역으로 출연하며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고 있다. 이 둘이 함께한 다른 작품도 감상해보자.

반유진 감독 X 우용희 배우 단편영화 <죄수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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