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갈래의 메콩강을 품고 있는 베트남 남부 13개 성은 찻길보다 물길의 수가 더 많습니다. 그야말로 물의 제국입니다. 거미줄처럼 천지사방으로 퍼진 샛강은 농토의 젖줄이 되어 1년 3모작의 풍성한 열매를 맺어줍니다.” 베트남 문학을 국내에 꾸준히 소개해온 하재홍 번역가의 말입니다. 원뿔 모양의 베트남 전통 모자, ‘논라’를 쓰고, 한가로이 노를 젓고 있는 사람들이 왠지 눈앞에 그려집니다. 풍요롭고 아름다운 메콩강의 풍경처럼, 근사한 음악들이 베트남에 흐릅니다. 다음은 베트남에서 흘러나온 음악들입니다.

 

Cá Hồi Hoang ‘5AM’

Cá Hồi Hoang(까 호이 호앙, Wild Salmon이라는 뜻)은 2013년에 결성된 베테랑 밴드입니다. Ngot(응엇)과 더불어 베트남 신을 대표하는 인디 밴드입니다. 프론트맨인 Thanh Luke를 주축으로 멤버가 여러 차례 바뀌다가 지금의 3인조로 완성되었습니다. 2014년에 1집 음반 <Chuong II>를 발매했을 때 신에서 얼마 간의 반응을 얻었지만, 2집 음반이 실패하여 원년 멤버들이 떠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재정비한 팀으로 만든 3집 앨범 <Gap>이 발매와 동시에 큰 호응을 얻게 되면서, 라이브 공연 및 페스티벌 투어를 통해서 인지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2019년에 열린 Thom Music Festival(베트남 로컬 뮤지션들이 등장하는 페스티벌)에도 이름을 올리며 대세임을 입증했습니다.

 

The Flob ‘EM OII’

지금 현재 호치민 시티(사이공)에서 가장 주목받는 얼터너티브록 밴드, The Flob의 곡을 가져왔습니다. 2019년에 결성되었으며, 요즘 뮤지션답게 사운드클라우드를 통해서 팬층을 확보하였습니다. 정규로 낸 음반은 싱글 두 장이 전부이며, 그 중 한 곡이 지금 소개해드리는 EM OII입니다. 펑키한 기타리프가 인상적인 곡이며 지난해 12월에 데뷔 싱글로 업로드한 이후 조회 수가 50만 회를 넘었습니다. 멤버들이 다들 10대인 점을 고려해볼 때, 앞으로의 활동이 기대됩니다.

 

POTETO ‘He Và Loi’

올해 1월에 정식 EP를 내고 활동하는 밴드입니다. 2019년에 사운드클라우드에 올린 트랙 ‘He Va Loi (He & Loi)’가 주목을 받았습니다. 앞서 들으신 음악들과는 달리, 베트남에서 자주 들을 수 있는 계열이 아니라 매우 신선하게 다가옵니다. 보컬 목소리를 앞에 두지 않고 신스록/신스팝을 구현하려고 한 점이 꽤 흥미롭습니다.

 

Hana Vu ‘Cool (Feat. Stachy)’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난 뮤지션 Hana Vu. 2020년 현재 만 19세입니다. 2016년, 그러니까 15살 남짓 때 사운드클라우드에 올렸던 음원이 주목을 받았고, 2018년에 루미넬 레코드와 계약을 하고 음반을 발매하였습니다. LA의 얼터너티브 록이 스며든 베드룸 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린 아시아 여성으로서 아시아에서도 사랑받는 사운드를 연주하고 있어, 이후에 오히려 베트남 인디 신에서 재주목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필리핀의 Beadaboobee처럼 인디 신에서 꾸준히 주목받고 있는 아시아계 여성 뮤지션입니다.

 

※ EBS 팟캐스트 <Music A>에 오시면, 더 많은 이야기와 음악을 함께 하실 수 있습니다.

 

Writer

EBS 라디오 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