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의 세계적인 유행으로 사회적인 활동이 중단되자 음악 산업 역시 크게 영향을 받고 있다. 뮤지션들은 모두 함께 모여 기획하고 함께 녹음하고 관중들 앞에서 연주해야 하지만, 스튜디오나 공연장 대부분 문을 닫고 각자의 집에 머물러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비대면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활용하여 재난을 극복하기 위한 의미 있는 창작 활동을 계속하는 이들도 있다. 이들 중 가치가 있는 창작 프로젝트들을 뽑아 보았다.

 

패러디 송 ‘Coronavirus Rhapsody’

캐나다 뱅쿠버의 피닉스 챔버 합창단(Phoenix Chamber Choir) 단원들

코로나바이러스가 급속히 퍼지던 올해 3월, 미국 케임브리지의 코미디언이자 강연가인 다나 제이 바인(Dana Jay Bein)이 퀸의 ‘보헤미언 랩소디’에 판데믹 상황을 묘사한 가사를 붙이면서 인터넷에서 패러디 음악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영국의 패러디 전문 가수 아드리안 그라임스의 버전(링크)은 퀸의 보컬리스트 프레디 머큐리의 목소리와 가장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유튜브에서 500만 조회 수를 넘어서는 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영상을 이어 붙인 버전 역시 인기다.

 

스팅과 지미 팰런 ‘Don’t Stand So Close to Me’

스타 뮤지션들의 온라인 집단 창작 역시 활발하다. 스팅은 미국 TV쇼 SNL의 인기 사회자 지미 팰런(Jimmy Fallon), 그래미 수상 경력의 힙합 그룹 더 루츠(The Roots)의 멤버들과 함께, “서로 가까이 서지 말자”는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퍼뜨리기 위해 폴리스 시절의 히트곡 ‘Don’t Stand So Close to Me’의 COVID-19 버전을 만들었다. 모두 12명의 멤버들은 각자의 집안에서 주변의 집기들을 들고 노래와 소리를 구성했다. 동영상의 마지막에 나오는 ‘Frontline Foods’는 방역 최전선에서 일하는 의료진과 자원봉사자에게 음식을 공급하는 자선 단체인데, 이들을 후원한다.

 

인코그니토 ‘We’re in This Thing Together’

영국을 대표하는 애시드 재즈 그룹 인코그니토는 6월 초 자선단체 NHS Charities Together를 지원하기 위해 자선 목적의 신곡 ‘We’re in This Thing Together’를 온라인으로 발표했다. 리더 장-폴 ‘블루’ 마우닉(Jean-Paul ‘Bluey’ Maunick)을 위시하여 그룹의 역대 보컬리스트 메이사 리크, 바네사 헤인즈, 조이 로즈, 토미 맘렐 뿐만 아니라 밴드 연주자들 역시 각자의 집에서 온라인으로 참가했다. 코로나바이러스를 이겨내자는 내용의 가사로 된 이 곡의 수익금은 전액 COVID-19 현장의 의료진과 자원봉사자를 위해 사용된다.

 

산타나 부부와 존 맥러플린 ‘Quarantine Blues’

그래미 10회 수상의 레전드 기타리스트 카를로스 산타나와 재즈 드러머인 아내 신디 블랙맨(Cindy Blackman)은 재즈 기타리스트 존 맥러플린(John McLaughlin)과 함께,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어려움에 부닥친 뮤지션들을 돕기 위해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알앤비 가수 나라다 마이클 왈든(Narada Michael Walden) 등 뜻을 함께한 동료들과 함께 모금을 위해 ‘The Quarantine Blues’란 곡을 만들었다. 모나코, 하와이, 디트로이트, 산 라파엘(캘리포니아) 등지에 머물던 이들은 온라인에서 모여 함께 재난을 이겨내자는 노래 메시지를 전했다.

* Musicares Coronavirus Relief Fund)

 

메탈리카 ‘Blackened 2020’

그래미 8회 수상과 함께 약 1억 3,000만 장의 음반을 판매한 정상의 헤비메탈 밴드 메탈리카(Metallica) 역시 공연장이 문을 닫았다고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네 명의 밴드 멤버들은 올해 5월 각자의 집에서 온라인에 모여 다음 앨범을 위해 함께 작업하다가, 짬을 내어 며칠동안 연습한 ‘Blackened 2020’을 유튜브 채널에 올렸다. 이 곡은 앨범 <…And Justice for All>(1988)에 수록한 ‘Blackened’를 코로나바이러스 상황에 맞게 개작한 곡으로, “모두들 안전하고 건강하기를 빈다”는 팬들에 대한 인사를 잊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