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튜브에서 'Quarantine Session'을 검색하면 영국 싱어송라이터이자 기타리스트 톰 미쉬(Tom Misch)의 연주 영상이 먼저 나타난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유럽 전역에 급속히 퍼지던 3월 18일, 그는 “요즘 같은 미친 시기에 내가 만든 기타 연주와 비트를 업로드할 테니 계속 주목하기 바랍니다” 라는 짧은 댓글과 함께 4분짜리 영상을 올렸다. 톰 미쉬의 침실인 듯한 작은 방에는 침대가 하나 놓여있고, 벽면에는 세계지도와 타임테이블, 그리고 방문에는 옷가지들이 걸려있는 소박한 모습이다.

Tom Misch ‘Smells Like Teen Spirit’(Quarantine Sessions)

이어서 지난주에는 두 번째 곡 ‘Cranes in the City’가 올라왔다. 이번에는 방에서 나와 그의 집 마당을 배경으로 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도 팬들에 대한 멘트를 잊지 않고 “여러분 모두 안전하게 집에 머물러 있기를 바랍니다. 모든 쿼런틴 세션에는 광고가 없지만, 혹시 기부하고 싶은 분은 분쟁지역의 어린이들을 돕는 'Warchild'를 참고바랍니다.”라며 자신이 참여하고 있는 자선단체를 소개하기도 했다.

Tom Misch ‘Cranes in the City’(Quarantine Sessions 2)

노라 존스 역시 3월 20일 자신의 뉴욕 브루클린 자택에서 화장기 없는 편한 후드티 차림으로 피아노 위에 앉아 건스 앤 로지스(Guns N’ Roses)의 ‘Patience’를 부르며 격리 중인 팬들을 위로했다. 뒤에는 동료 뮤지션인 남편 피트 렘(Pete Remm)이 악기를 테이블에 놓고 무언가 골몰하고 있는 장면도 보인다. 팬들에게는 사회적 책임을 위해 밖에 나가지 말고 집에 머물기를 희망하며, 'Feeding America'나 'MusiCare' 같은 자선단체에 기부할 것을 권유하기도 했다.

Norah Jones ‘Patience’(3/20일)

네오소울의 왕 에리카 바두(Erykah Badu)는 자신의 400만 팔로워 인스타그램 계정에 예고한 대로, 3월 24일 자신의 홈페이지에서 Quarantine Concert Series의 첫 실황을 전송했다. 입장료 1달러를 지불하는 유료 스트리밍 콘서트로 그의 침실에 밴드 멤버 모두 모여 두 시간 동안 공연을 진행했고, 입장료를 지불한 관객은 댓글을 남기거나 곡을 신청할 수도 있었다. 그는 “많은 뮤지션들은 부유하지 않으며 TV에 부유하게 보일 뿐”이라며 “우리의 유일한 수익원인 실황 공연이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무기한 취소되었기 때문에, 다른 수익원을 실험하는 것”이라며 입장료의 배경에 대해 솔직하게 밝혔다.

Erykah Badu <Quarantine $1 Concert>

공식 단체에서 주관하는 체계적인 시리즈도 생겼다. 세계 빈곤퇴치 운동을 벌이는 뉴욕 소재 시민단체 '글로벌 시티즌'(Global Citizen)은 세계보건기구(WHO)와 공동으로, 소셜 디스턴싱 캠페인을 지원하기 위한 #Together-At-Home 공연 시리즈를 기획했다. 인스타그램에서 진행된 첫 공연은 '글로벌 시티즌'의 페스티벌 큐레이터였던 콜드플레이 리더 크리스 마틴(Chris Martin)이 끊었다. 그는 자신의 집에서 피아노와 기타를 연주하며 30분 동안 9곡을 불렀고, “집에 머물 것과 화장실 휴지를 너무 많이 사지 말 것”을 당부했다. 그다음 주자로 지정된 미국의 R&B 싱어송라이터 존 레전드(John Legend)는 다음 날 온라인 공연을 이었다.

Chris Martin(Coldplay)의 #Together-At-Home 세션
John Legend의 #Together-At-Home 세션(3/17)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사회적 공백이 장기화하면서 스타 뮤지션들의 온라인 무료 공연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형 공연장에서 복잡한 음향 장비를 동원한 공연이 아니라 사적이고 격리된 공간에서 가볍고 진솔한 공연으로 진행되어, 바이러스와 힘든 싸움을 벌이고 있는 팬들에게 신선한 의미를 부여할 것으로 보인다.

 

#Together-At-Home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