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우드스톡 25주년에 열린 리바이벌 페스티벌 둘째 날, 50여만 명의 관중 앞에 다소 생소한 밴드가 무대 위에 올라섰다. 리드 싱어는 짧은 머리에 등이 깊게 파인 검은 원피스를 입고 군인 부츠를 신은 어린 여성이었다. 그는 무대 위를 누비면서 히트곡 ‘Dreams’와 ‘Zombie’를 독특한 음색으로 열창하며 미국 관객들의 열광적인 환호를 이끌어냈다. 데뷔한 지 얼마 안 된 아일랜드의 4인조 얼터너티브 밴드 크랜베리스(The Cranberries)와 리드 싱어 돌로레스 오리어던(Dolores O’Riordan)이 미국에서 처음으로 깊은 인상을 남긴 순간이었다.

우드스톡에서 크랜베리스의 ‘Dreams’(1994)

크랜베리스의 데뷔곡이라 할 수 있는 ‘Dreams’는 수많은 뮤지션들이 리바이벌하고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의 배경음악으로 삽입된 클래식이 되었다. 이 중 우리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영화는 <중경삼림>(1994)이었는데, 번안곡을 부른 페이 웡의 짧은 헤어스타일과 톡톡 튀는 행동 역시 돌로레스 오리어던을 연상하게 했다. 최근 솔로 활동에 열중하던 그는 크랜베리스와의 재결합을 앞두고, 2018년 1월 런던의 호텔 방에서 사망한 채 발견되어 이제 더 이상 그의 모습은 볼 수 없게 되었다. 사인은 과음에 의해 욕조에서 익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Dreams’는 돌로레스 오리어던이 고향에 남겨둔 첫 사랑을 생각하며 쓴 곡이다. 이제는 세계적으로 널리 퍼져, 웨딩 송 리스트의 상위권에 오르는 명곡이 되었다. 1991년에 처음 발표된 ‘Dreams’는 아일랜드에서 유럽, 그리고 미국으로 점점 저변을 넓혀 가면서 세 가지의 서로 다른 뮤직비디오로 제작되어, 이제 더는 볼 수 없게 된 돌로레스 오리어던의 다른 모습을 담고 있다.

 

데뷔 당시의 1st 버전(1992)

1989년에 결성한 4인조 아일랜드 밴드 크랜베리스에, 대학 진학 대신 노래가 하고 싶어 집에서 가출한 십대 돌로레스 오리어던이 합류했다. 이들이 1992년 말에 발표한 데뷔 싱글 ‘Dreams’는 금방 영국 메이저 레이블들의 눈에 띄어 이듬해 데뷔 앨범 <Everybody Else Is Doing It, So Why Can’t We>를 냈다. 시너드 오코너의 ‘Nothing Compared 2 You’나 펫 샵 보이즈의 ‘West End Girls’와 같은 유명한 뮤직비디오를 제작한 존 메이베리(John Maybury) 감독 작품으로, 돌로레스 오리어던이 원래의 헤어스타일로 출연하였다.

 

숏컷 후 다시 제작한 2nd 버전(1994)

머리를 짧게 자른 돌로레스 오리어던을 볼 수 있는 두 번째 버전으로, ‘Linger’가 히트곡이 되면서 크랜베리스의 인기가 상승하자 데뷔곡 ‘Dreams’를 다시 출반하면서 두 번째 뮤직비디오를 제작하였다. 유럽에서 인기를 누리며 MTV에서 자주 방영되었던 버전으로, 뮤직비디오 전문 감독 피터 스캠멜(Peter Scammell)의 작품이다.

 

미국에서 사랑받은 3rd 버전(1994)

머리를 더욱 짧게 자른 돌로레스 오리어던이 레스토랑에서 공연하다가 나와 무덤에서 파낸 나무를 물로 씻으니 남자가 나온다는 서사를 담았다. 미국 진출을 준비하며 다시 제작한 뮤직비디오로, 주로 미국에서 방영되었다. 영화 <The Cell>(2000) 제작에 참여한 니코 소울타나키스(Nico Soultanakis) 광고 감독의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