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미국과 영국의 뮤직차트를 달궜던 프로그레시브 록(Progressive Rock) 열풍을 대신하여 부드럽고 듣기 편한 멜로디를 내세운 소프트 록이 등장했다. 이들은 날카로운 일렉트릭 기타 대신, 어쿠스틱 기타의 반주와 부드러운 보컬, 때로는 화음을 넣기도 하면서 감미로운 사랑을 노래했다. 이들을 ‘Soft Rock’ 또는 ‘Adult-Oriented Rock’라 부르기도 했고, 미국 서부에서 유래하여 ‘West Coast Sound’라 부르기도 했다. 이들은 1970년대 중반부터 1980년대 초반까지 뮤직차트의 상위권을 점령했다.

웹 시리즈 <Yacht Music> #1 ‘What a Fool Believes’

이 음악 장르가 다시 살아난 것은 2005년, 음악 유튜버 J.D. Ryznar(링크)가 <Yacht Music>이라는 동영상 시리즈를 소개하면서 유래했다. 서부 지역의 부유한 여피(Yuppie, Young Professionals)들이 요트 위에서 듣던 음악이라며, 이 장르의 대표 음악으로 크리스토퍼 크로스의 ‘Sailing’(1979)을 들었다. 때마침 레트로의 열풍을 타고, 40여년 전의 소프트 록 히트곡을 <Yacht Music>이라는 새로운 장르로 편성하였고, 이를 전면에 내세운 음악 페스티벌이나 파티가 성황리에 열리고 있다. 이를 대표하는 다섯 밴드의 대표곡을 뽑아 보았다.

 

브레드 ‘Everything I Own’(1972)

1971년 로스앤젤레스에서 결성되어 1977년까지 13곡의 빌보드 핫100 히트곡을 낸 대표적인 소프트 록 밴드다. 싱어송라이터 쌍두마차 데이비드 게이츠(David Gates)와 지미 그리핀(Jimmy Griffin)을 중심으로 결성되어 전성기를 누렸으나, 두 사람 간의 갈등으로 1977년 해체되었다. 1996년에는 밴드 결성 25주년을 맞아 다시 순회공연에 나서며 활동을 개시했다. 가장 유명한 곡은 초창기에 나온 ‘If’(1971)와 ‘Everything I Own’(1972)이다.

 

플레이어 ‘Baby Come Back’(1977)

1970년대 후반 로스앤젤레스에서 결성된 4인조 밴드로, 데뷔 앨범 <Player>(1977)에 수록한 ‘Baby Come Back’이 빌보드 1위에 올랐다. 그다음 ‘This Time I’m in it for Love’를 톱 10에 올렸으나 이후에는 별다른 히트곡을 내지 못하고, 잔존한 멤버 피터 베켓(Peter Beckett)을 중심으로 여전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앰브로시아 ‘How Much I Feel’(1978)

1970년대 캘리포니아 남부 지역에서 결성한 록 밴드로, ‘How Much I Feel’과 ‘Biggest Part of Me’ 두 곡이 라디오 방송에서 자주 선곡되며 인기를 누렸다. 1978년에 발표한 싱글 ‘How Much I Feel’이 빌보드 3위에 올랐고, 앨범 <One Eighty>(1980)에 수록한 ‘Biggest Part of Me’ 역시 빌보드 3위에 올랐다. 리더인 싱어송라이터 데이비드 팩(David Pack)을 중심으로 여전히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활동 중이다.

 

이글스 ‘I Can’t Tell You Why’(1979)

미국을 대표하는 록 밴드의 하나로, 모두 다섯 곡을 빌보드 1위에 올려놓으며 그래미 6회 수상한 슈퍼스타다. 특히 <Hotel California>(1976)는 세계적인 히트 앨범으로 4천 2백만 장을 판매했다. 전성기 시절의 마지막 앨범 <The Long Run>(1979) 발매 후 해체되어, 지금까지 해체와 재결성을 반복하며 활동을 계속했다. ‘I Can’t Tell You Why’는 여기에 수록한 싱글로, 빌보드 8위에 올랐다. 2016년에는 글렌 프레이(Glen Frey)가 2016년 류마티스성 관절염으로 사망하며 핵심 멤버 중 하나를 잃었다.

 

에어 서플라이 ‘Lost in Love’(1980)

1976년에 데뷔한 호주의 소프트록 듀오 에어 서플라이(Air Supply)의 <Life Support>(1979)에 처음 수록된 곡. 호주 음악 차트에서 13위까지 올랐고, 미국 시장을 노린 음반 <Lost in Love>(1980)를 위해 다시 녹음하여 세계적인 히트곡이 되었다. 빌보드 순위에서 어덜트 컨템포러리 1위, 핫100 차트에서 3위까지 올랐다. 이 곡을 시작으로 1980년대 중반까지 모두 여덟 곡을 빌보드 10위권에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