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아카데미 시상식의 최우수 단편 애니메이션 부문은 어느 해보다 뜨거웠다. NBA의 농구 스타 코브 브라이언트(Kobe Bryant)의 <Dear Basketball>, 픽사가 제작한 <Lou>와 함께 막판까지 경합한 경쟁작 <Negative Space>에 뜨거운 갈채가 쏟아졌다. 미국 시인 론 코어지(Ron Koertge)의 동명의 시 낭송과 함께 러닝타임 5분의 정교한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을 연결하여,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에 진한 감동과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여기서 ‘Negative Space’란 짐을 쌀 때 주변에 비는 공간을 의미한다.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Negative Space>

<Negative Space>는 아쉽게 오스카상을 놓쳤지만, 세계 영화제에서 120여 개의 상을 받았다. 출장을 떠나 항상 집을 비우는 아버지의 가방을 아들이 대신 싸며 부자간에 짐을 꾸리는 방식을 전수한다는 모티브에 대해 많은 관객이 공감한 것이다. 볼티모어 출신으로 11년을 함께 작업한 애니메이션 듀오 루 쿠와하타와 맥스 포터의 작품이다. 두 사람은 유럽을 오랜 시간 여행하며, 네덜란드 애니메이션 영화원에서 Artist-in-Residence로 일하기도 했고 한동안 프랑스에서 현지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와 함께 작업하기도 했다.

<Negative Space>의 메이킹 영상

두 사람은 론 코어지의 시를 읽고 서로의 감정을 공유했다. 두 사람 모두 아버지의 출장이 잦았고, 특히 루 쿠와하타의 아버지는 일본항공의 기장으로 집을 비우는 일이 잦았다고 한다. 특별히 아버지가 가방에 흰 와이셔츠를 개서 넣는 것을 본 기억을 떠올렸다. 유럽을 오랫동안 여행하면서 여행을 위해 짐을 꾸리는 일이 이들에게는 일종의 의식처럼 되었다. 두 사람은 프랑스에 머무는 동안 현지 스튜디오 Kiik Films와 Manuel Cam Studio 스태프와 함께 애니메이션을 제작했다. 지금은 미국의 로드아일랜드로 돌아와 두 사람의 스튜디오 Tiny Conventions를 운영 중이다.

<Negative Space>의 두 애니메이터와 시인 론 코어지의 인터뷰

 

스튜디오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