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0여년 동안 록 밴드 프리텐더스(Pretenders)의 보컬리스트, 기타리스트,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하며 여성 로커의 상징적 인물로 자리잡아온 크리시 하인드(Chrissie Hynde)가 올해 9월 두 번째 솔로 앨범을 발표한다. <Valve Bone Woe>라는 제목의 앨범에는 그가 자신만의 스타일로 새롭게 해석한 클래식 재즈 & 팝 넘버 14곡이 수록될 예정이다.

그는 새 앨범에 대해 다음과 같이 소회를 밝혔다.

“나는 독실한 록 싱어로 다른 음악 장르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다. 하지만 재즈는 어린 시절부터 형제들과 함께 들어온 음악이라 애착이 가는 장르다. 나는 갈수록 팝 뮤직에서 멜로디가 사라지는 현상에 대해 한탄했고, 그래서 멜로디를 부르고 싶었다.”

그는 자신에게 익숙한 록 스타일은 접어두고 프랭크 시나트라, 존 콜트레인으로 대표되는 재즈 & 팝 클래식 14곡을 선별하여 런던에서 결성한 앙상블과 함께 녹음을 완료했다. 올해 9월 6일에 예정된 앨범 발매에 앞서 세 곡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자신이 직접 그린 그림과 함께 올려놓았다. 이들을 원곡과 함께 비교하면서 그의 해석을 들어 보자.

 

찰스 밍거스의 ‘Meditation on a Pair of Wire-Cutters’

<Valve Bone Woe>의 ‘Meditation on a Pair of Wire-Cutters’

크리시 하인드의 보컬이 없는 순수 연주곡이다. 격정의 재즈 베이시스트 찰스 밍거스는 에릭 돌피, 클리포드 조던과 같은 젊고 유능한 신예들과 함께 자신의 밴드 재즈 워크숍(Jazz Workshop)에서 실험적인 음악을 추구했다. 1964년 앨범 <Right Now>에 수록한 ‘Meditation on a Pair of Wire-Cutters’ 또는 ‘Meditation on Integration’은 미국의 흑인 노예 역사를 음악적으로 해석한 곡으로 길이는 20여 분에 이른다.

찰스 밍거스 <Right Now>에 수록한 오리지널 'Meditation on a Pair of Wire-Cutters'

 

비치 보이즈의 ‘Caroline, No’

<Valve Bone Woe>의 ‘Caroline, No’

서프 록의 대명사 비치 보이즈(Beach Boys)의 리더인 브라이언 윌슨과 작곡 콤비 토니 애셔의 공동 작품이다. 싱글로 발표되어 빌보드 32위에 올랐고, 명반으로 자리를 잡은 콘셉트 앨범 <Pet Sounds>(1966)에 수록되었다. 가상의 여인 캐롤라인과 이루지 못하는 사랑을 노래한 곡으로, 역대 팝송 500선 214위에 올라가는 명곡이다.

비치 보이즈 <Pet Sounds>(1966)에 수록한 오리지널

 

재즈 스탠더드 ‘You Don’t Know What Love Is’

<Valve Bone Woe>의 ‘You Don’t Know What Love Is’

원래 1940년대 초 여성 싱어 캐롤 브루스(Carol Bruce)의 노래로 영화 <Behind the Eight Ball>(1942)에 수록된 곡이다. 1954년 마일스 데이비스의 <Walkin’>에 수록되면서 처음으로 재즈 연주곡으로 쓰였고, 다이나 워싱턴과 빌리 홀리데이, 그리고 쳇 베이커가 연이어 노래하면서 재즈 스탠더드로 많은 사랑을 받은 곡이다.

다이나 워싱턴 <For Those in Love>(1955)에 수록한 ‘You Don’t Know What Love Is’

세 곡 외에도 프랭크 시나트라의 ‘I’m a Fool to Want You’, 안토니오 조빔의 ‘Once I Loved’, 존 콜트레인의 ‘Naima’와 같은 재즈와 팝의 클래식 명곡들을 포함하고 있다. 이 앨범은 <Valve Bone Woe>는 CD 또는 2장의 LP, 그리고 리미티드 에디션 박스 세트의 세 가지 형식으로 발매될 예정이다.

 

크리시 하인드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