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싶은 작품을 관람하기 위해 미술관과 공연장을 찾아가는 경험. 문화예술 여행은 삶을 충만하게 만든다. 그러나 언제든 원할 때 떠나는 것이 쉽지 않으니 간접 경험으로 만족을 해야 할 때가 많다. 직접 가서 감상할 수 없다는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서는 구글 아트 앤 컬쳐(Google Arts & Culture) 앱을 이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세계적인 작품을 생생하게 감상하며 색다른 차원의 경험을 할 수 있으니까. 디지털 시대의 기술력은 문화생활의 방식도 변화시키고 있다.

구글 아트 앤 컬쳐 홈페이지 일부

구글 아트 앤 컬쳐의 출발은 2011년. 구글은 구글 아트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런던의 테이트 갤러리,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뮤지엄, 피렌체의 우피치 미술관 등 세계 17개 미술관과 협력해 미술작품들을 고해상도 화질로 선보이는 가상미술관 서비스를 론칭했다. 구글 ‘스트리트 뷰’ 기능처럼 미술관 내부를 생생하게 둘러볼 수 있고, 각 작품에 대한 상세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이다. 이 서비스는 출시 다음 해인 2012년, 40개 국가의 151개 기관과 협력을 체결하며 방대한 콘텐츠를 확보했고, 이후 서비스를 발전시켜 다양한 카테고리를 갖췄다. 현재 한국어를 포함해 18개 언어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작품을 온라인으로 감상한다는 한계를 넘어서도록 만들어준 것은 360도 회전이 되는 카메라 뷰다. 덕분에 미술관 내부를 걸으며 감상하듯 현장감 있는 투어를 할 수 있고, 특정 작품을 확대해 세밀한 붓 터치까지 자세하게 살펴볼 수도 있다. 이때 아티스트와 작품 크기, 재료 등 자세한 정보가 함께 나타난다. 미술관뿐 아니라 세계의 문화유산, 뛰어난 건축물, 유명 공연장 등 다양한 문화예술 콘텐츠를 구글 아트 앤 컬쳐 앱을 통해 감상할 수 있으며, 테마별, 작가별, 장르별 추천과 검색 기능을 제공하므로 공간을 뛰어넘어 다채로운 문화생활이 가능하다. 우선 구글 아트 앤 컬쳐 앱에서 아래의 네 가지 콘텐츠부터 감상해보길.

 

세계의 아름다운 도서관

세계 곳곳에 자리한 아름답기로 유명한 도서관들을 모았다. 수백 년 세월이 깃든 역사적인 도서관부터 최근 설립된 도서관까지 총 10곳의 내부를 가상 투어로 체험할 수 있다. 선정된 도서관들은 볼티모어의 조지 피바디 도서관(George Peabody Library), 5357개의 링이 외관을 장식한 버밍엄 도서관(The Library of Birmingham), 프라하의 바로크 양식 도서관인 클레멘티눔(Clementinum), 여러 영화에도 등장한 뉴욕 공립 도서관(New York Public Library), 피라미드를 연상시키는 슈투트가르트 도서관(Stuttgart City Library) 등 모두 뛰어난 건축물이자 귀한 장서를 보존한 도서관들이다.

버밍엄 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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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시의 벽화들

뱅크시 <폴링 쇼퍼(Falling Shopper)>

구글 스트리트 뷰를 이용한다면 직접 찾아가기 힘든 거리 미술작품도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지 않을까. 이 앱에는 그래피티 아티스트들의 많은 작품들이 등록돼 있다. 가장 유명한 작가는 역시 뱅크시. 미술관에 소장된 것이 아니므로 정확히 어디에 그의 작품이 남겨져 있는지 알 수 없고 훼손되거나 제거된 작품도 적지 않지만, 구글 아트 앤 컬쳐는 현재 스트리트 뷰로 감상할 수 있는 12점의 뱅크시 작품을 소개한다. 런던 프랑스대사관 외부에 있는 <레미제라블>, 런던 메이페어의 지상 7m 높이 벽에 그린 <폴링 쇼퍼(Falling Shopper)>, 브리스톨에 남긴 요하네스 베르메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패러디 작품 등 대부분 그려지자마자 화제가 된 작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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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근사한 공연장들

가상 투어로 볼 수 있는 팔레 가르니에 내부

여행 중 유명 음악홀의 내부가 궁금해 백스테이지 투어를 하거나, 티켓을 구입해 공연을 관람하는 이들에겐 놀라운 콘텐츠가 될 것. 유럽의 아름다운 공연장들 11곳을 선정해 공연장 내부를 자세히 보여준다. 부다페스트의 리스트 아카데미(Liszt Academy of Music), 2017년 1월 개관한 함부르크의 엘프필하모니(Elbphilharmonie), 샤갈의 천장화가 있는 파리의 오페라 극장 팔레 가르니에(Palais Garnier), 로마의 원형극장인 콜로세움(The Colosseum), 스페인 최고의 오페라 하우스인 테아트로 레알(Teatro Real) 등이 포함돼 있다. 사진 이미지를 클릭한 뒤 확대하거나 360도로 돌려볼 수 있으니 홀 내부를 다각도로 볼 수 있고, 공연장에 따라 홀 내부뿐 아니라 로비와 층별 관람도 가능하다. 특히 팔레 가르니에의 화려한 내부를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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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촬영지 가상 투어

파리의 비르아켐 다리

궁금하던 영화촬영지도 가상 투어를 통해 가볼 수 있다. <엑스맨>에 등장한 캐나다의 해틀리 캐슬(Hatley Castle), <인셉션>에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엘렌 페이지에게 꿈을 설계하는 법을 알려주던 파리의 비르아켐 다리(Pont de Bir-Hakeim Bridge), <브리짓 존스의 일기>에서 브리짓의 집으로 나온 영국의 펍 건물, <라라랜드>에서 주인공들의 데이트 장소였던 LA의 그리피스 천문대 등 잘 알려진 작품들의 촬영장소를 보여준다. 17편의 영화에 등장한 실제 장소를 둘러보며 영화 속 장면들과 비교해보는 재미를 경험할 수 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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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아트 앤 컬쳐 홈페이지 

 

메인 이미지 Banksy <Falling shopper> via ‘London calling’ 

 

Writer

잡지사 <노블레스>에서 피처 에디터로 일했다. 사람과 문화예술, 그리고 여행지에 대한 글을 쓴다. 지은 책으로는 에세이 <마음이 어렵습니다>, <회사 그만두고 어떻게 보내셨어요?>, 여행서 <Tripful 런던>, <셀렉트 in 런던>이 있다.
안미영 네이버포스트 
안미영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