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말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공개한 넷플릭스 SF 영화 <버드박스>는 첫 주에 4천 5백만 조회수를 돌파하며 넷플릭스 역대 최고의 오프닝을 기록했다. <그래비티>(2013), <오션스8>(2018)에서 강한 여성상을 연기한 산드라 블록이 강인한 모성애를 지닌 주인공으로 등장하고, 개성파 배우 존 말코비치가 비중 있는 역할로 출연하였다. 무엇보다 산드라 블록과 두 아이가 천으로 눈을 가린 채 겁에 질린 모습으로 주위를 살피는 포스터 사진은 궁금증과 관심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영화 <버스박스>에 대해 우리가 몰랐던 사실 세 가지를 살펴봤다.

<버드박스> 예고편

 

원작자 조쉬 맬러맨의 특이한 이력

책 커버(좌)와 저자(우). Via bookish

소설 <Bird Box>의 작가 조쉬 맬러맨(Josh Malerman)은 원래 록 밴드 ‘The High Strung’에서 노래와 작곡, 기타 연주를 맡은 밴드 리더다. 미시건 주립대학에서 멤버들을 만난 1990년대 후반부터 15장의 앨범을 발표하며 20여 년을 활동하였다. 매년 250여 회를 공연하는 강행군을 하면서, 버스 이동 중에 틈틈이 글을 써서 14편의 소설을 완성했으나 한 번도 출간한 적은 없었다. 이를 보다 못한 그의 친구가 출판사의 지인에게 소설을 소개했고, 이를 통해 2014년에야 <버드박스>가 영국에서 출판되었다. 이듬해 Michigan Notable Book Award에서 수상하면서 인기 작가의 반열에 오른 그는 “돈을 벌려고 한 것도 아니고 취미도 아니었다. 단지 글을 쓰면 즐거웠다. 언젠가는 출판될 수도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현실이 될 줄은 몰랐다”며 솔직한 소감을 밝혔다.

조쉬 맬러맨의 다큐멘터리 영상(2016)

 

인터넷 밈으로 등장한 버드박스 챌린지

출처- ‘AllieJay105’ 트위터

영화의 설정은 미지의 외계 생명체가 지구에 침공하여 눈을 뜨고 자신을 바라보는 인간을 순식간에 공황에 빠트려 자살하게 만드는 것. 임시로 대피한 집안에서는 이를 피할 수 있지만 생필품을 구하러 밖으로 나갈 경우 모든 시야를 차단해야 한다. 자동차의 창문을 모두 차단하고 내비게이션과 충돌방지 센서로만 운전하여 슈퍼마켓으로 향하는 장면은 다소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영화를 본 시청자들은 이내 버드박스 챌린지(Bird Box Challenge)라는 모험을 시작했다. 눈을 가리고 일상생활을 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찍어 유튜브에 올리는 것이다. 결국 넷플릭스 SNS팀은 트위터로 그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고 나섰다.

24시간 버드박스 챌린지 영상

 

미지의 외계 생명체 모습

영화에는 외계 생명체에 대한 언급만 있을 뿐 어떤 모습인지 보여주지 않는다. 상상으로 떠올릴 만한 실마리도 전혀 제공하지 않는다. 외계인의 모습을 본 희생자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장면으로 공포와 긴장감을 조성할 뿐이다. 공포의 대상을 전혀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공포를 느낄 수 있을지 의문이 생길 수도 있으나, 관객들은 대부분 이를 감독의 연출 의도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최근 메이크업 전문가인 Andy Bergholtz의 인스타그램 메시지를 통해 그 내막이 세간에 알려졌다.

결국 영화에 채택되지 않은 외계인 분장 모습 Via distractify

원래 영화에서 외계 생명체의 모습을 공개할 예정으로 메이크업팀이 작업을 진행했으나, 흡사 어린아이의 얼굴 같은 결과물을 보고 결국 영화에 채택하지 않았다. 산드라 블록은 그 모습을 보고 “길고 살찐 애기”(Long fat baby) 또는 “무서운 애기 얼굴을 지닌 녹색 인간”이라 표현했다고 한다. 외계인의 사진이 실린 인스타그램 기사는 현재 삭제된 상태다.

NBC 투나잇쇼에 등장한 <버드박스> 패러디 코미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