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를 고스란히 재현하고, 또 손쉽게 복제 가능한 사진 매체의 등장은 예술에 대한 인식의 패러다임을 송두리째 바꿨다. 그리고 얼마 안 있어 사진은 그것의 화려하고 다양한 편집기술을 통해 새로운 논란을 낳았다.

스페인 사진가 실비아 그라브(Silvia Grav)는 촉망받는 젊은 예술가이자 논쟁적인 작품 세계를 보여주는 작가다. 이미지 중첩, 다중 노출, 과다한 빛 사용 등 다양한 기법으로 이미지에 변형을 가하고 포토샵을 활용하는 그의 방식을 다소 과하다고 여기는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작품을 직접 보자.

 

<lost photographs>

<lost photographs>는 실비아 그라브가 최근 5년 동안 독립적으로 진행해온 프로젝트로, 각 사진은 그의 지인이나 그가 사랑했던 사람, 그리워하는 사람들을 담고 있다. 작품 속 모델들의 이미지는 현실과 상상의 경계가 모호하게 섞여 있거나, 때로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뒤틀려 있다. 이와 같은 표현 덕분에 감상자는 작품 속 모델의 감정이나 작품 이면에 감춘 작가의 의도를 자꾸 생각해보게 된다.

 

<light project>

형체가 안 보일 만큼 빛과 어둠을 강렬하게 대비시킨 <light project>의 작품들은, 인물의 현실적인 모습에 극단적인 편집을 덧입히는 실비아 그라브 특유의 스타일이 잘 묻어난다.

 

<about wickedness>

실비아 그라브는 이러한 사진을 통해 일반적인 방식으로 표현하기 힘든 감정이나 진실을 전달한다. 프로젝트 <about wickedness>의 작품들은 인간의 사악하고 무서운 면모를 고발한다. 그가 8살 때 처음 알게 되었다는 제2차 세계대전과 홀로코스트에서 이슬로 사라진 사람들에 대해, 폭식과 거식에 대해, 누구 하나 서로에게 귀기울지 않는 저마다의 고성과 비명에 대해.

 

<Space>

<Space>에서는 여성의 몸에 ‘우주’ 이미지를 덧붙였다.

 

실비아 그라브는 1993년 스페인 비스카야 지방에서 태어났다. 15세 때부터 사진을 찍기 시작해 이를 가벼운 취미생활로 이어오다가, 블로그 및 잡지 등에 작품이 소개되면서 유명세를 얻었다. 그라브가 작품을 올렸던 Flickr는 그를 ‘20세 미만 아티스트 20(20 Under 20)’에 선정하기도 했다. 주로 흑백 이미지를 만들었던 그라브는 최근 컬러 작품도 점차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모든 이미지 Copyright © Silvia Grav, 출처 – 실비아 그라브 홈페이지

 

실비아 그라브 홈페이지

실비아 그라브 플리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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