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에게 일절 관심 없는 분주한 생이 오고 가는 대도시. 주인공은 오늘도 터덜터덜 회사를 나와 마트에 들러 갖가지 식료품을 산 뒤 집을 향한다. 문제는 이때부터 시작한다. 오는 길에 그만 한 치의 실수로 계란과 우유, 밀가루 등을 길에 쏟고 만 것. 애처롭게 길바닥을 뒹구는 계란 노른자 덩어리가 Ronin의 마음을 심란하게 한다.
손거울을 만지작거리는 아프리카계 남성, 머리 위에 짊어진 무거운 왕관, 그런 그가 꽃을 들고 자전거를 탄 채 진정한 사랑을 찾아 떠나는 여정. 어릴 적 봤던 익숙한 동화의 한 장면 같지만, 이를 비튼 조금씩 낯선 소재와 이미지들이 화면과 이야기를 지배한다.
외딴집 2층 침실에 모녀가 잠들어 있다. 딸의 기침 소리에 놀라 깬 어머니는 약을 가지러 아래층으로 간다. 계단을 내려가는 그는 사뭇 비장해 보인다. 흔들리는 눈동자와 조심스러운 발걸음, 소금 통을 꼭 쥔 손…. 음산한 기운이 맴도는 집, 어머니는 무사히 약을 갖고 돌아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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