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션 에피톤 프로젝트는 2018년 정규 앨범 <마음속의 단어들>에서 섬세한 멜로디와 유려한 노랫말로 보편적인 감성을 건드리는 특기를 다시 한번 발휘한 바 있다. 바로 귀를 잡아끄는 자극적인 요소는 없지만, 오래도록 듣기 좋은 담백한 노래들을 가득 담았다. 특히 앨범의 타이틀곡 ‘첫사랑’은 에피톤 프로젝트의 음악을 사랑하는 팬과 새로운 리스너가 모두 반길 노래였다. 에피톤 프로젝트는 초심(初心)을 생각하며 이 곡을 만들었고, 그래서 노래는 모두에게 있을 어떤 ‘처음’을 떠오르게 한다.
더불어 ‘첫사랑’의 뮤직비디오는 노래와 어우러지며 곡에서 풍기는 무드를 한층 강화한다. 뮤직비디오를 연출한 영상팀 비하인드더씬(Behind the scenes, BTS FILM)의 이래경 감독은 자전적인 이야기로 이 작품을 만들었다. 노래를 듣자마자 자신의 대학 시절을 떠올린 그는 추억을 더듬으며 시놉시스를 완성했다. ‘처음’이란 으레 어설프고 촌스럽기 마련인지, 감독의 사적인 추억에서 출발한 작품은 결국 수많은 사람의 마음에 깊숙이 가닿는다.
한 편의 영화처럼 짜인 스토리, 아날로그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편집은 출연 배우들과 만나 더욱 큰 시너지를 냈다. 가수와 배우로 활동하는 배수지, 모델 남윤수는 차분하지만 정확하게 캐릭터를 이해하고 만들어낸 듯 보인다. 덕분에 배우들은 더없이 자연스럽게 영상에 녹아들어 보는 사람을 집중하게 만든다. 특히 배수지의 말간 표정이 화면을 가득 채울 땐, 이 곡이 무얼 노래하려 했는지 바로 이해하게 될 거다.
덧붙여 배수지와 에피톤 프로젝트는 수지의 첫 솔로 앨범 <Yes? No?>(2017) 수록곡 ‘꽃마리’로 인연을 맺었다. 에피톤 프로젝트는 ‘첫사랑’을 만든 후 배수지를 떠올렸고, 배수지는 노래를 들은 후 바로 그의 출연 제안을 수락했다고. 뮤직비디오의 스틸컷과 비하인드 이미지들은 이래경 감독과 비하인드더씬 인스타그램에서 볼 수 있다.
이래경 감독 인스타그램
비하인드더씬 인스타그램
비하인드더씬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