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콜트레인의 팬들에게는 무척 반가운 소식이다. 2018년 6월에 존 콜트레인의 미발매 음원이 녹음된 지 무려 55년 만에 발매되었다. <Both Directions At Once: The Lost Album>이라는 제목으로 발매된 이 음반에는 곡명 없이 숫자로 표시된 콜트레인의 오리지널 두 곡을 포함하고 있으며, 일곱 곡 모두 콜트레인의 클래식 쿼텟(Classic Quartet) 멤버들의 연주로 구성되었다. 이 음반이 녹음된 날은 맥코이 타이너(피아노), 지미 개리슨(베이스), 엘빈 존스(드럼)로 구성된 클래식 쿼텟 시절, 그러니까 1962년 4월부터 1965년 9월의 가운데인 1963년 3월 6일이었다.

미발매 음반의 오프닝 트랙 ‘Untitled Original 11383’

1960년에 설립된 ABC-파라마운트 산하의 신생 재즈 레이블 임펄스(Impulse)는 가장 먼저 존 콜트레인을 영입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1961년 마침내 그와 매년 두 장의 음반을 발매하는 조건의 계약을 성사시켰다. 그 후 콜트레인의 연속되는 명반 대열 입성과 함께 임펄스는 성장을 거듭하여 ‘The House That Trane Built’라는 별칭을 얻었다. 임펄스와의 계약 조항에 따라 1963년에 <John Coltrane and Johnny Hartman>, <Live at Birdland>로 두 장의 음반이 발매되긴 했으나, 1963년 3월 6일의 녹음분이 뒤늦게 라도 발매가 되지 않은 이유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또 다른 콜트레인 오리지널 ‘Untitled Original 11386’

임펄스의 스튜디오에 보관되어 있던 마스터 테이프는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았다. 1970년대 초 임펄스가 운영비를 줄이려 보관소를 축소할 때 혹은 본사를 캘리포니아로 이사할 무렵 분실되었거나 파손된 것으로 추정할 뿐이다. 하지만 다행히 복사본이 뒤늦게 발견되었다. 1963년은 콜트레인이 첫 부인 나이마(Naima)와 별거에 들어가며 후일 둘째 부인이 된 앨리스를 만나던 시기였다. 콜트레인은 이때 녹음한 복사본을 나이마에게 주었거나 나이마의 집에 보관했던 것이다. 콜트레인이 1966년 이혼하고 나이마가 이듬해 사망하면서, 나이마의 가족에게 보관되었던 복사 테이프는 무려 50여 년이 지나서야 빛을 보게 되었다.

미발매 음반에 수록한 ‘One Up One Down’. 실황으로 소개된 적이 있으나 스튜디오 버전으로는 처음 발표되었다

당시 콜트레인과 함께 활동하던 레전드 소니 롤린스(Sonny Rollins)는 라이너 노트에 “거대한 피라미드에서 새로운 방을 발견한 것 같다”며 감격을 토로했다. 55년 만에 빛을 본 미발매 음반 <Both Directions At Once: The Lost Album>의 발매로 비로소 이듬해 <A Love Supreme>(1964)로 이어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