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감 천재’라 불리는 웨스 앤더슨, SF 거장으로 주목받는 알폰소 쿠아론, 슬래셔 무비의 대가 쿠엔틴 타란티노, <트랜스포머 시리즈>로 유명한 마이클 베이 감독까지. 각자 자신만의 또렷하고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한 거장 감독들이 영화가 아닌 레시피 영상을 만든다면 어떤 결과물이 탄생할까? 출연자가 유명 배우들이 아닌 슈퍼마켓에 진열된 평범한 식품이 전부라도 감독들 저마다의 고유한 연출 스타일을 지켜낼 수 있을까?

로스앤젤레스 출신의 푸드 아티스트이자 감독, 데이비드 마(David Ma)는 이 재미난 발상을 영상으로 직접 풀어보기로 했다. 네 감독의 대표적인 작품에서 영감을 얻어 탄생한 네 편의 기발한 ‘푸드 필름’을 나란히 감상하자.

 

웨스 앤더슨의 스모어

웨스 앤더슨 특유의 아기자기한 영상미로 한 편의 동화처럼, 선물처럼 달콤하게 다가온다. 스모어의 정교하고 우아한 제작 과정은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2014) 속 멘들스 컵케익을 만드는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알폰소 쿠아론의 팬케익

낙하하는 에그 휘스크, 버터, 달걀, 프라이팬을 슬로우모션으로 느리게 촬영함으로써 마치 무중력 상태에서 팬케익이 만들어지는 것처럼 연출했다.

 

마이클 베이의 와플

시간차를 두고 폭발하는 베이킹파우더, 클로즈업과 슬로우모션이 적절하게 가미된 영상, 여기에 <트랜스포머> 속 상징적인 사운드 트랙이 한데 버무려져 자못 웅장하고 쫄깃한 긴장감을 선사한다.

 

쿠엔틴 타란티노의 미트볼 스파게티

토마토가 공중에서 난자당하며 붉은 과즙을 뿜는 장면과 뒤의 노란색 배경이 더해지며 영락없이 <킬 빌>(2003) 속 한 장면을 연상시킨다. 1분 길이의 짧은 영상의 끝에 담긴 깨진 접시와 널브러진 포크, 식도, 으깨진 토마토는 영화 속, 유혈이 낭자한 격투가 끝나고 남겨진 잔해를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데이비드 마의 기발한 상상이 깃든 작품은 그의 홈페이지에서 모두 만나볼 수 있다.

David Ma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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