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영국 <가디언> 지는 <베터 콜 사울>(Better Call Saul)을 두고 “완벽한 프리퀄: <베터 콜 사울>은 어떻게 <브레이킹 배드>를 먼지로 남게 했나?”라는 제목을 붙였다. 2008년에서 2013년까지 5개의 시즌, 총 64회로 방영된 전작 <브레이킹 배드>(Breaking Bad)는 미국 TV 역사상 최고의 시리즈였다. 마지막 에피소드는 케이블 역사상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했고, 16개의 에미상, 2개의 골든 글로브를 차지할 정도로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겼다. <브레이킹 배드> 시즌 2~5의 로튼 토마토 평점은 100%를 기록할 정도였다. 전작의 대단한 후광을 업고 스핀오프 드라마로 탄생한 <베터 콜 사울>은 2015년 시즌 1을 시작해 올해 시즌 3 방송을 마치고, 2018년 시즌 4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게다가 <베터 콜 사울>의 시리즈 역시 22개의 에미상과 2개의 골든 글로브 후보에 오르면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전작 <브레이킹 배드>를 재미있게 본 사람이라면 스핀오프 <베터 콜 사울> 역시 흥미롭게 볼 것이다. 그 이유를 세 가지 포인트로 요약해 보았다.

 

충실한 프리퀄 전략

<브레이킹 배드>의 공동 작가 겸 프로듀서인 빈스 길리건(Vince Gilligan)과 피터 굴드(Peter Gould)는 시즌 막바지인 2012년 7월경 범죄집단의 뒤를 봐주는 부패 변호사 사울 굿맨(Saul Goodman)의 캐릭터에 관심을 두고 스핀오프 드라마를 구상하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브레이킹 배드> 제작팀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전작이 일어난 시점의 5년 전 앨버커키 시를 배경으로 이야기를 이어 간다. 전작의 스타일과 톤을 그대로 유지하며, 조연급 캐릭터였던 부패 변호사 사울 굿맨, 냉혹한 보스 거스 프링, 그를 돕는 전직 경찰관 마이크, 그리고 멕시칸 마약 조직의 중간 보스 살라만카가 등장하고, 거스의 본거지인 치킨 체인점 로스 포요스(Los Pollos)도 볼 수 있다.

<브레이킹 배드>의 주역 브라이언 크랜스턴이 시즌 3 촬영 현장에 나타났다

 

변함없이 강렬한 캐릭터 구성

전작 <브레이킹 배드>는 캐릭터의 승리라고 불린다. 평범한 화학교사 월터 화이트와 별 볼 일 없는 백수 제시 핑크맨이 어떻게 마약 범죄의 큰 손이 되는지, 그리고 주변 사람들과의 역학적 관계를 실감 나게 그려낸다. <베터 콜 사울>에서는 전작의 조연이었지만 시청자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킨 변호사 사울 굿맨과 마약 조직의 뒷일을 돕는 전직 필라델피아 형사 마이크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끌고 간다. 본명 제임스 맥길을 버리고 성서에서 탐욕의 상징인 ‘사울’이라는 이름을 쓰는 3류 변호사, 딸과 손녀 근처를 서성거리며 범죄집단과 연루된 일로 돈을 모으는 전직 경찰 마이크, 이들의 눈으로 미국 사회의 부조리를 강렬한 풍자와 함께 고발한다.

전직 필라델피아 경찰이었던 마이크가 주연급으로 등장한다

 

선과 악의 분명치 않은 경계선

전작 <브레이킹 배드>는 평범한 화학교사가 범죄자가 되는 길을 따라가며, 선과 악의 경계선을 오간다. 스핀오프 드라마 또한 마찬가지다. 별 볼 일 없던 사기꾼 인생 제임스 맥길이 온라인 코스를 밟아 뒤늦게 변호사 시험에 합격하나, 일류 변호사인 친형이 내심 탐탁지 않게 생각하며 은연중 그의 행로를 막는다. 사울과 친형 간의 대결 구도, 한 사기꾼이 어린 시절의 사울에게 들려준 ‘늑대와 양’ 이야기, “좋은 범죄자, 나쁜 범죄자”가 나오는 마이크의 대사는 이 드라마가 가진 관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베터 콜 사울>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좋고 나쁨의 기준으로 정해진 게 아니라, 오히려 그 경계선을 오가며 시청자들이 판단을 내리게끔 한다.

친형이 사울에 대한 의구심을 드러내는 장면은 전반부 하이라이트였다

<베터 콜 사울>은 케이블 채널 AMC에서 방영된 전작 <브레이킹 배드>와는 달리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로 제작되기 때문에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베터 콜 사울> 세 시즌만 놓고 보더라도 넷플릭스의 5천 7백만 유료 가입자를 대상으로 배포되어 690만 명이 시청했고, 세 시즌 모두 로튼 토마토의 평점 97%를 기록했으니 전작에 뒤지지 않는 추세임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