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산골영화제가 올해로 5회를 맞았다. 그동안 무주산골영화제는 인파로 발 디딜 틈 없는 영화제 대신 영화, 사람, 자연이 하나로 어우러진 영화제를 추구하며 관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와 쉼을 제공해왔다. 올해는 6월 2일부터 6일까지, 비교적 긴 연휴에 맞춰 영화제를 연다. 무더운 여름이 오기 전, 공기 좋고 물 맑은 무주에서 영화와 휴식을 겸하기 딱 좋은 시기다. 그래서 준비했다. 무주로 가는 당신의 발걸음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들어줄, 무주산골영화제 가이드다. 

 

2017 무주산골영화제 상영작은?

 

올해 무주산골영화제는 30개국 72편의 영화를 상영한다. 프로그램은 다섯 개의 섹션(창/판/락/숲/길)으로 나뉘는데, 이중 유일한 경쟁부문인 '창' 섹션은 올해부터 더욱 많은 관객이 즐길 수 있도록 상영관 두 곳에서 동시에 상영한다.

참고로, 무주산골영화제는 극장에 걸리지 않은 개봉예정작을 포함하여 고전 명작, 최근 1~2년간 개봉한 영화 중 뛰어난 작품성을 입증한 영화들을 상영하기로 유명하다. 올해도 주옥같은 작품을 엄선했다. 먼저, 다르덴 형제의 신작 <언노운 걸>(2016), 올해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을 받은 <세일즈맨>(2016), 5월 25일 개봉한 <네루다>(2016) 등 극장에서 흥행을 이어가는 영화들을 무주에서도 만날 수 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태풍이 지나가고>(2016), 데이빗 맥킨지 감독의 <로스트 인 더스트>(2016), 켄 로치 감독의 <나, 다니엘 블레이크>(2016),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은파 위의 여인>(2016) 등 명감독들의 최신 영화도 아울러 상영한다. 한국 고전 걸작 중 하나인 <오발탄>(1961), 이정향 감독의 <미술관 옆 동물원>(1998), 이윤기 감독의 <멋진 하루>(2008) 등 반가운 한국영화도 가득하다. 버스터 키튼의 무성영화 <카메라맨>(1928)과 찰리 채플린의 <시티 라이트>(1931)는 각각 어쿠스틱 밴드 신나는 섬, 프로젝트 밴드 콘 브리오의 공연과 함께 즐기도록 했다.

Tip. 무주산골영화제는 '시네마 리플레이: 좋은 영화 다시 보기'라는 취지로 모든 영화를 무료로 상영한다. 티켓 발권과 예매는 불가능한 대신, 실내 상영관은 상영 30분 전부터 선착순으로 입장할 수 있다.

 

무주산골영화제가 열리는 곳은?

무주산골영화제는 크게 세 공간에서 열린다. 개막식과 야외상영, 음악 공연이 열리는 무주 등나무운동장과 예체문화관을 중심으로 한 ‘설렘존’, 캠핑과 35mm 필름 영화를 즐길 수 있는 덕유산국립공원 대집회장을 중심으로 한 ‘울림존’, 무주전통문화의 집, 안성면 두문마을, 무주읍 서면마을을 포함하는 ‘어울림존’이다. ‘어울림존’의 경우 마을로 가는 영화관과 더불어 낙화놀이, 반딧불이 행사를 함께 진행하며 관객의 동선을 무주 읍내까지 확대했다.

Tip 1. 세 공간은 무주 일대에 널찍이 퍼져 있으므로 도보로 이동하기 어렵다. 따라서 자가용이나 셔틀 버스 이용을 추천한다. 또한, 영화시간표를 미리 확인하고 동선을 짜는 것이 좋다.

Tip 2. 보고 싶은 영화가 야외상영장('락', '숲' 섹션)에서 열릴 경우 미리 담요, 외투, 돗자리를 준비하자. 무주는 일교차가 큰 지역이다. 특히 덕유산국립공원 대집회장은 밤이 되면 닭살이 돋을 만큼 춥다.

 

무주산골영화제의 또 다른 재미, 라이브 형식의 개막작

무주산골영화제는 매년 고전 영화에 라이브 공연을 결합한 개막작을 선보여왔다. 올해는 한국 최초의 스톱모션 인형 애니메이션인 <흥부와 놀부>(1967)에 레게와 판소리를 결합한 레게 음악극 <레게 이나 필름 (Reggae inna Film), 흥부>를 상영한다. <가족의 탄생>(2006)과 <만추>(2010)를 연출한 김태용 감독이 지난해에 이어 총연출을 맡았고, 웹드라마 <출출한 여자 시즌2>(2016)와 다큐멘터리 <마 리안느와 마가렛>(2017)을 연출한 윤세영 감독이 공동연출과 무대감독을 맡았다. 여기에 8인조 루츠-레게 밴드 ‘노선택과 소울소스’가 라이브 연주를 담당할 예정. 6월 2일(금) 오후 6시 30분부터 무주 등나무운동장에서 열리는 개막식 행사에는 그린 카펫, 가수 한영애의 축하 공연, 개막작을 순서대로 진행한다.

 

놓치기 아쉬운 관객과의 대화, 무대인사, 산골토크

올해 무주산골영화제는 작년보다 늘어난, 총 27번의 관객과의 대화(GV)와 무대인사, 산골토크를 준비했다. 놀라운 것은 21편의 한국영화 중 무려 17편에 달하는 감독과 배우들이 대거 무주에 온다는 사실. 먼저, <재꽃>(2010)의 박석영 감독, <초행>(2017)의 김대환 감독, <춘천, 춘천>(2016)의 장우진 감독 등 한국장편경쟁부문(‘창’ 섹션) 상영작 9편의 감독 모두가 관객과의 대화에 참석한다. <비밀은 없다>(2016)의 이경미 감독, <우리들>(2016)의 윤가은 감독, <스플릿>(2016)의 최국희 감독 등 작년 한해동안 한국 영화를 빛낸 감독들도 무대 인사를 통해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무주산골영화제를 찾는 배우들은 누가 있을까? 영화 <아기와 나>(2016)의 배우 이이경과 정연주, <초행>(2017)의 배우 김새벽, <재꽃>의 배우 정하담과 박현영, <우리들>의 아역 배우 최수인과 설혜인,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 배우 기주봉과 고원희 등 오늘날 한국영화를 이끌어가는 약 30명의 주/조연 배우들이 감독과 더불어 관객과의 대화 및 무대인사에 참여한다.

무주산골영화제만의 특색 있는 영화 토크 프로그램인 ‘산골토크’도 총 9차례 열린다. 정치학 박사 하승우, <씨네21> 기자 장영엽, 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램 디렉터 김성욱, 이밖에도 허문영, 한창호, 정한석, 이용철 평론가 등 한국을 대표하는 씨네필들이 영화에 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전해줄 것이다.

 

무주산골영화제에서 빠질 수 없는 이벤트

 

1. 올해 무주산골영화제에서는 두 개의 전시를 살펴볼 수 있다. 김환태문확관&최북미술관 2층 전시실에서 6월 30일까지 열리는 <극장전>은 '문화극장의 재현', '필름 영사기로 감상하는 추억의 명화' 등 추억과 낭만의 공간이었던 과거의 극장을 재현한다. 무주예체문화관 일대에서 열리는 야외 전시 <극장 간판>은 추억의 영화 <미술관 옆 동물원>부터 <다이노소어 어드벤처: 백악기 공룡대백과>, <벨빌의 세 쌍둥이>, 그리고 가장 최근의 <라라랜드>까지, 무주산골영화제 상영작 4편을 옛날 간판으로 재현해 관객에게 특별한 포토존을 선사할 것이다.


2. 무주산골영화제를 즐길 줄 아는 사람이라면, 초록빛 잔디 위에서 펼쳐지는 휴식을 빼놓을 수 없다. 무주 등나무운동장에서는 다양한 관객층을 위해 핸드메이드 장터 산골공방과 꿈꾸는 산골 도서관을 운영한다. 기념품 판매소, 안내데스크, 물품보관소 및 관객 쉼터도 함께 마련될 예정이다.

일정 6월 2일(금) 17:00~21:00 / 6월 3일(토)~ 5일(월) 11:00~21:00 

3. 무주 마을 일대에서 펼쳐지는 행사도 주목하자. 6월 3, 4일에는 안성면 두문마을에서 한국전통 불꽃놀이인 낙화놀이(20:00~21:00)가 진행된다. 나무 양쪽에 매단 기다란 줄불이 타닥타닥 타오르며 불꽃을 뿜어내는 모습은 놓칠 수 없는 장관이다. 무주읍 서면마을에서는 6월 3일부터 5일까지 청정 자연 무주를 대표하는 반딧불이 신비탐사 프로그램(20:30~21:30)을 진행한다. 행사 이후에는 야외 영화 상영이 이어진다. 

4. 올해 처음으로 ‘제1회 무주 숲길 건강 걷기 행사’가 열린다. 6월 3일(토) 오전 9시 30분, 무주 등나무운동장에서 출발해 향로산을 반환하여 돌아오는 코스(왕복 약 5㎞)다. 행사 전 무주연합 농악단 공연과 더불어 다양한 퍼포먼스도 진행된다고 하니, 영화 관람과 더불어 청정 자연 무주를 거닐기 좋은 기회다. 

 

미리 알고 가면 좋을 TIP

1. 무주산골영화제는 영화제 기간에 관내 셔틀을 무료로 운영한다. 운행 노선과 시간표를 미리 확인하자.

2. 무주는 별도의 기차역이 없다. 기차를 이용하는 경우 '영동역'에 내려 무주까지 직행 버스를 타고, 시외버스를 이용하는 경우 무주와 가까운 '대전'을 경유하면 한결 수월하게 이동할 수 있다 (대전-무주 약 1시간 소요).

3. 무주산골영화제에서 1박 이상을 원한다면 숙소 예약은 필수다. 인근 숙박정보는 이곳을 참고하자.

 4. 무주에 왔다면 어죽과 도리뱅뱅이를 꼭 먹어보자. 민물고기의 뼈를 발라내 오랜 시간 끓인 어죽은 비린내 없이 얼큰하고 담백한 맛으로 한번 먹으면 누구라도 다시 찾게 되는 전통 음식. 해장이나 여름 보양식으로도 좋다. 빙어를 바싹 튀긴 후 고추장과 갖은 양념을 섞어 내놓은 도리뱅뱅이와 함께 먹으면 금상첨화다. 

 

제5회 무주산골영화제

The 5th Muju Film Festival

행사기간 2017.06.02~2017.06.06
행사장소 전북 무주군 일대 (설렘존, 울림존, 어울림존)
관람료 무료
홈페이지 www.mjff.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