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9년 뉴욕의 한 스튜디오. 마일스 데이비스는 빌 에반스, 존 콜트레인, 캐논볼 애덜레이, 폴 챔버스 같은 일류 재즈 뮤지션들을 한자리에 모아 역사적인 레코딩을 진행했다. 이곳에서 녹음한 앨범 <Kind of Blue>는 재즈음반으로는 드물게 4백만장 이상 판매한 쿼드러플 플라티넘(Quadruple Platinum)을 기록했다. 많은 평론가들은 이 앨범을 최고의 재즈 명반이라고 부르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이 앨범에 수록된 다섯 곡 중 ‘Blue in Green’은 많은 사람들이 “비오는 날 홀로 듣는 감성적인 재즈 대표곡”으로 꼽는 역작이다.

Miles Davis 'Blue in Green'(1959)

앨범 해설에는 전부 마일스 작곡으로 되어 있고 마일스 본인도 자서전에서 5곡 모두 자신의 창작곡임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주변 사람들로부터 ‘Blue in Green’은 빌 에반스 작품이라는 말이 흘러 나왔고, 1960년 빌 에반스의 <Portrait in Jazz> 앨범에 Davis/Evans 작품이라고 표기한 ‘Blue in Green’이 수록되면서 논란에 불을 지폈다.

Bill Evans 'Blue in Green'(1960)

1979년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빌 에반스는 ‘Blue in Green’에 대한 질문에 본인의 작곡임을 아래와 같이 밝혔다.

"The truth is I did [write the music]... I don't want to make a federal case out of it, the music exists, and Miles is getting the royalties..."
(사실은 내가 썼어요. 법적 소송 같은 건 원치 않아요. 그 음악은 존재하고 있고 마일스는 로열티를 가지고 있으니까요.)

(출처: Wikipedia)

마일스 데이비스는 ‘Blue in Green’의 로열티를 공유하기로 하고 빌 에반스에게 25달러의 수표를 써주었다는 게 빌 에반스의 설명이다.

두 사람 모두 타계한 지금, 누가 어떤 기여를 해서 ‘Blue in Green’이 세상에 나왔는지 정확한 실상을 알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 아름다운 음악이 세상에 남게 되었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사실이다. 지금도 수많은 뮤지션들이 리바이벌 하고 있는 ‘Blue in Green’은 현재 대부분 두 사람의 공동 작업이라고 표기되고 있다.

Al Jarreau의 Blue In Green (Tapest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