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비틀스가 주도했던 ‘브리티시 인베이전’(British Ivasion)에 이어 1980년대, 흔히 제2차 브리티시 인베이전이라고 일컫는 영국 음악 트렌드를 선도했던 신스팝 듀오 티어스 포 피어스(Tears for Fears)가 올해 1월 무려 18년 만에 새 음반 <The Tipping Point>(2022)를 발매했다. 당시 펫샵 보이즈(Pet Shop Boys), 디페시 모드(Depeche Mode)와 함께 신스팝을 인기 장르로 끌어 올렸지만, 두 사람이 일찍 결별하면서 오랜 공백기를 거칠 수밖에 없었다. 뒤늦게 화해하고 재결합한 두 사람은 이제 1961년생으로 60대의 나이에 접어들었지만, 재결합 후에 낸 <Everybody Loves a Happy Ending>(2004)에 이어 18년 만에 낸 음반이 영국 앨범차트 5위, 미국 차트에서 10위권 위로 오르며 예전의 명성과 인기를 되살리고 있다.

빌보드 최상위에 오른 대표곡 ‘Everybody Wants to Rule the World’(1985)

10대 시절부터 함께 밴드를 결성한 커트 스미스(Curt Smith)와 롤랜드 오자발(Roland Orzabal)의 티어스 포 피어스(Tears for Fears)는 데뷔 앨범 <The Hurting>(1983)이 영국 앨범차트 최상위에, 두 번째 앨범 <Songs from the Big Chair>(1985)가 미국 앨범차트 1위에 오르면서 세계적인 밴드로 급성장했다. 여기에는 ‘Shout’과 ‘Everybody Wants Rule the World’라는 두 곡의 빌보드 1위 곡을 수록하고 있었다. 세 번째 앨범 <The Seeds of Love>(1989) 역시 영국 1위, 미국 8위에 오른 성공작이었으나, 이 앨범을 내면서 두 사람은 심각한 불화를 겪으며 결별하는 계기가 되었다.

세 번째 앨범 <The Seeds of Love>의 ‘Sowing the Seeds of Love’(1989)

커트 스미스는 두 번째 아내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가 정착했고, 롤랜드 오자발은 홀로 밴드 명맥을 유지하며 10여 년 동안 단 한차례도 말을 섞지 않았다. 각자 솔로 음반이나 밴드 이름으로 음반을 냈으나 예전 같은 대단한 성과는 돌아오지 않았다. 그러다 단순한 계약문서 연장을 위해 10여 년 만에 함께 저녁을 먹으면서 의기투합하여 예전의 듀오로 활동을 재개하기로 하였다. 그 동안 서먹서먹하던 관계는 함께 작곡을 하면서 예전의 깊은 유대감이 되살아 났다. 이들은 15년 만에 두 사람이 함께 한 네 번째 앨범 <Everybody Loves a Happy Ending>(2004)을 내고 공연 투어를 재개했다. 우리나라에는 2012년 슈퍼소닉 페스티벌에 내한한 바 있다.

앨범 <Songs from the Big Chair> 30주년 기념 ‘스포티파이 랜드마크’ 공연에서 선보인 ‘Head Over Heels’(2014)

이번 앨범 <The Tipping Point>(2022)를 발매하는 과정 역시 쉽지 않았다. 2013년부터 기획했으나 젊은 아티스트들을 피처링하자는 음반사 의견에 대해 듀오의 거부감이 컸고, 롤랜드 오자발의 아내가 사망하면서 폭음으로 인한 건강 문제로 일정이 무기 연기되기도 했다. 전작 이후 무려 18년 만인 2022년 1월, 일곱 번째 앨범이 빛을 보았다. 진정한 의미의 듀오로는 다섯 번째 앨범인 셈이다. 평론가들의 평가도 좋았고 상업적으로도 성공적인 결과를 낳았다. 영국 앨범차트 5위에 올랐고, 미국에서도 10위권 이상의 성적을 올렸다. 두 사람이 영국 바스(Bath)에서 밴드를 결성한 지 40년을 맞는 순간이었다.

새 앨범 <The Tipping Point>(2022)의 타이틀곡

 

티어소 포 피어스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