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앨범 <Source> 표지

사회 여러 분야에서 젠더 평등이 진척되는 중이지만 재즈 분야는 여전히 남성 중심적이다. 얼마 전 영국 여성 재즈 뮤지션 10명의 인터뷰 결과, 상당수 뮤지션들이 음반사나 동료 뮤지션에 의한 성희롱이나 여성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 등에 시달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의 재즈 스타로 발돋움한 에스페란자 스폴딩에 비유되는 여성 재즈 뮤지션이 영국 런던의 재즈 신에도 등장했다. 테너 색소포니스트 누비야 가르시아(Nubya Garcia)가 바로 그. 데뷔 앨범 <Source>(2020)이 평단의 호평을 받으면서 세계 공연계의 콜을 받는 떠오르는 스타로 대접받고 있다.

데뷔 EP <Nubya’s 5ive>의 ‘Lost King’을 연주하는 누비야 가르시아(Worldwide Awards 2018)

1991년생으로 이제 30대에 들어선 그는 런던 토박이다. 모든 장르에 있어서 대단한 음악 애호가였던 어머니와 모든 종류의 관악기를 가지고 있던 양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10세 때부터 색소폰을 시작했다. 고등학교 다닐 때에는 미국 보스턴의 음악 명문 버클리 음대의 여름 학기 장학금을 받을 정도로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냈다. 2016년 런던의 트리니티 라반 음악무용학교를 우등으로 졸업하고 드디어 런던 재즈 신의 뮤지션으로 본격 활동을 시작했다. 바로 이듬해 첫 EP <Nubya’s 5ive>(2017)를 성공적으로 출반하고 자신의 밴드와 함께 음악 페스티벌에 두루 참가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데뷔 앨범에 수록한 ‘The Messages Continues’

가르시아의 첫 정규 앨범 <Source>(2020)은 많은 사람들의 기대와 관심을 한몸에 받으며 콩코드 재즈 레이블에서 발매되었다. 그는 공동 프로듀서에 이름을 올렸고 9곡 모두 직접 작곡하며, 프로듀서와 작곡가로서 두루 재능을 지녔음을 과시했다. 이 음반에는 그의 뿌리인 재즈와 함께 레개, 칼립소, 힙합, 소울, 아프리카 토속 음악 등 다양한 음악 요소를 결합해 다양성을 추구했고, 그가 활동 중인 프로젝트 그룹 Nerija와 컬럼비아의 토속음악 그룹 La Perla가 음반 작업을 도왔다. 뉴욕 타임즈는 이 앨범에 대해 “놀라운 성과”라 치켜세웠고, 피치포크, 올 뮤직, 더 가디언 등 평단 역시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레개와 재즈 음악을 결합한 데뷔 앨범 타이틀곡 ‘Source’

그는 현재 런던 재즈 열기의 중심에 있다. 미국의 에스페란자 스폴딩(Esperanza Spalding)과 비교되기도 하면서, 실력과 스타성 그리고 독창성을 겸비한 여성 재즈 뮤지션이 등장했다는 찬사를 받는 중.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그가 초청받은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연이어 취소되었지만, 그가 머지않아 재즈계의 스타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를 해본다.

 

누비야 가르시아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