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적인 감정을 꾸역꾸역 삼키는 게 옳은 일일까. 나태, 우울, 허무 등 부정적인 감정들이 밀려들 때마다 우리는 ‘긍정적 사고’로 방향을 틀라고 무의식적으로 주입받아왔다. “넘어진 자리에서 다시 일어나라(在哪里跌倒,就从哪里爬起来)”,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失败为成功之母)”와 같은 구태의연한 말들로 힘든 감정이 번번이 외면당했음은 물론이다.

중화권 톱가수 차이이린(蔡依林, Jolin Tsai)은 얼마 전 발표한 신곡 ‘消极掰(Life Sucks)’을 통해 “넘어진 자리에 차라리 드러누우라!(在哪里跌倒,就在哪里躺好!)”고 외친다. 부정을 덮어놓고 외면하지 않고, 의연하게 맞서려는 태도는 쾌감을 안긴다. 뮤직비디오는 이러한 곡의 메시지를 강렬하게 담아냈다. 영상을 보자.

‘Life Sucks’ MV

말 한번 잘했네. 넘어진 자리에 차라리 드러누워
좀 부정적이면 어때. 좋은 일이 있으면 나쁜 일도 있는 거지

마음껏 부정적이어도 돼. 고민을 날려버려
산다는 것만으로 희망이 있는 거야. 모든 게 치유의 과정인 걸


说得好 在哪里跌倒 在哪里躺好
消极好 消极一下好 人生有高低潮

消极够了 掰掰告别烦恼
活着就有希望 一切都是治疗

- ‘Life Sucks’ 가사 중

 

뮤직비디오에는 차이이린을 포함해 14명의 서로 다른 상황에 놓인 인물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모두 각자의 일터에서, 그리고 방 안에서 무표정으로 드러누워 카메라를 응시한다. “부정은 더 먼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과정”임을 강조하기라도 하듯이. 그 모습은 억지스럽지 않아 마음에 오래도록 남는다.

아래는 차이이린이 지난해 말 발표한 정규 앨범 타이틀곡 ‘Ugly Beauty’ 뮤직비디오다. 가사와 뮤직비디오는 여성을 억압하는 외모의 기준이나 틀을 깨부수려는 메시지를 강렬하게 담았다.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데 주저함이 없는, 이 뮤지션의 행보를 꾸준히 주목하자.

‘Ugly Beauty’ M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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