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bed>라는 독특한 제목의 단편 애니메이션은 대사 한 마디 없이 백색 화면 위의 간결한 드로잉만으로 ‘인간관계’와 ‘나다움’에 대한 중요한 화두를 던진다. 무엇보다 특이한 것은, 서사의 주체가 되는 인물의 머리를 모두 루빅 큐브로 표현했다는 점이다. 애니메이션 속 주인공은 누군가와 소통하고 관계 맺기 위해 매번 자신의 얼굴을 바꿔가며 거리를 헤맨다. 그 영혼 없는 움직임은 어딘가 기괴감마저 들게 한다. 유수의 영화제에 초청 상영되며 수상을 거둔 작품을 감상해보자.

단편 애니메이션 <Cubed>

4분도 채 안 되는 짧은 길이의 단편은 단순한 구성으로 보는 이의 예상을 비틀며 깊이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빨강, 파랑, 초록 등 단색으로 통일된 얼굴들 사이에서 주인공은 자신의 ‘유별난’ 외모를 애써 감추며 그들과 소통을 시도한다. 하지만 결국 남들과는 다른 자신의 정체성에 혼란을 느낀다. 급기야 모든 걸 포기하려는 순간, 예상치 못한 만남이 찾아온다. 단순한 스토리를 은유와 상징으로 구성한 작품은 보는 이에게 여러 해석의 여지를 남긴다.

함축적인 표현과 묘사가 돋보이는 이 단편은 싱가포르 명문 학교 난양기술대학(Nanyang Technological University)에서 미디어디자인을 전공한 Xue Enge가 만들었다. 최근 비메오 스태프픽에 선정되며 다시 한번 조회수를 모으는 중이다.

 

Xue Enge 비메오 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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